사용후핵연료 재활용 기술의 모든 공정을 모의 실험할 수 있는 세계 최초 시험시설이 올 상반기 중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 내에 운영된다.

원자력연은 사용후핵연료의 평화적 재활용을 위한 기술인 파이로프로세싱의 모든 공정을 공학규모의 일관공정으로 모의할 수 있는 시험시설인 PRIDE(PyRoprocess Integrated inactive DEmonstration facility)를 올 상반기 중 완공, 연내 운영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파이로프로세싱이란 고온의 용융염을 이용, 전기화학적 방식으로 사용후핵연료에서 우라늄 등 유용한 핵물질을 분리해내는 기술로, 이 과정에서 회수해 낸 핵연료 물질은 현재 개발되고 있는 고속로에서 전기를 생산하면서 모두 안정한 원소로 변환돼 사용후핵연료가 지니는 위험성을 제거할 수 있다.

또 기존의 재처리 기술과 달리 순수 플루토늄의 선택적 분리 가능성이 근원적으로 차단돼 핵의 비평화적 사용에 대한 우려가 없고,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용융염 폐기물은 거의 대부분 재생돼 폐기물로 버리지 않고 원래의 공정 시스템으로 순환시킬 수 있어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PRIDE를 통한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이 실용화 될 경우 핵확산 위험성이 없고 환경친화적인 21세기형 사용후핵연료 관리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PRIDE는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기술개발사업의 하나로 3년간 약 330억원이 투입돼 오는 5월 완공 예정이다. 3층 건물 규모의 PRIDE는 1층 공기 분위기 셀과, 2~3층 통합공간의 체적 1260㎥의 대형 아르곤(Ar) 분위기 셀로 구성됐다. 전해환원, 전해정련, 전해제련 및 염폐기물 처리장치 등 기본 공정장치들은 2층 아르곤 셀 내에 위치하고, 아르곤 셀 내에 수용되지 못하는 장치들은 1층의 글로브박스 내에 설치됐다. 이 곳에서는 기존 시설과 달리 산화물 연료 투입부터 최종 우라늄 잉곳(ingot, 괴)과 폐기물 고화체 제조까지 종합적 모의 시험 및 평가가 가능하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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