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원들이 14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방문, 참배후 국민들에게 사죄의 3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는 14일 ‘사죄’와 ‘수습’으로 첫 행보를 시작했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와 현역의원 40여명 등 당 관계자 200여명은 이날 오전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자리에서 대국민 ‘사죄의 삼배’를 올렸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국민의 성원에 부응하지 못했고 정권교체에 실패했다. 민주당의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제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거듭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뒤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첫 비대위 회의를 연 문 비대위원장은 “저희에게 혹독한 회초리를 들어 달라. 잘못을 제대로 짚어야 고칠 수 있고 혁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선평가위를 조속히 가동해 민주당의 잘못이 무엇인지 철저하게 찾을 것”이라며 “정치혁신위와 전대준비위도 바로 시작해 백년 앞을 내다보는 새로운 민주당, 수권정당으로 거듭나는 길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박기춘 원내대표도 “이번에 제대로 혁신을 하지 못하면 다시 일어설 수 없다”며 “백 가지 말이 아니라 한 가지 실천으로 뼛속까지 바꿀 것”이라고 다짐했다.

다만 당 분위기 수습을 위해 열린 이날 회의에서는 민주당 127명의 의원 가운데 3분의 1 정도만 현충원 참배에 동행한 것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나오는 등 당내 갈등이 잔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용득 비대위원은 “127명의 의원들에게 민주당 쇄신요구와 참패에 대한 반성이 있는 것인지 알고 싶다”며 “127명 의원과 당직자들, 지역 활동가들이 한마음이 돼야 쇄신도 될 수 있다고 간곡하게 호소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문 비대위원장은 “개인 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좋으나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쑥 이야기하면 이견으로 비친다”며 수습에 나섰다.

문 위원장 등 지도부는 회의를 마친 뒤 김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를 찾아 부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했다. 이후 4·19 민주묘지를 방문해 사죄의 삼배를 재차 올리기도 했다. 한편 비대위는 오는 15일과 16일에 걸쳐 광주와 호남, 부산과 경남을 순회하며 지역민의 민심을 듣는 ‘회초리 민생현장 방문’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서울=이병욱 기자 shod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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