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째 이어지는 맹추위로 청풍·대청호가 얼어 붙으면서 관광선과 도선(渡船) 운항이 중단되는 등 한파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호수 연안의 주민들은 유일한 교통수단인 뱃길이 일찌감치 막히면서 호수 얼음판을 맨몸으로 가로 지르는 사투를 벌이고 있다.

13일 제천시에 따르면 영하 10~20℃의 맹추위가 한 달째 이어지면서 내륙의 바다로 불릴만큼 수량이 풍부해 좀처럼 얼지 않던 청풍호 일부가 얼어붙었다.

이 바람에 청풍호 옥순대교~구담봉 2㎞ 구간을 오가던 관광선이 평일 운항을 중단했다. 다만, 관광객이 몰리는 주말엔 대형 철선으로 얼음을 깨고 뱃길을 낸 뒤 가까스로 배를 띄우는 형편이다.

단양군 단양읍 도담리 주민들은 남한강이 얼어붙는 바람에 배 운항을 포기한 채 얼음판 위를 걸어 읍내를 오가고 있다.

뱃사공 김병근(49) 씨는 “예년에는 얼음을 깨고서라도 배를 띄웠는데, 올해는 얼음이 워낙 두꺼워 이마저 포기했다”고 말했다. 한 달째 지속되는 한파는 좀체 얼지 않는 대청호도 꽁꽁 얼렸다. 이로 인해 호수 연안 주민들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도선(渡船) 운항도 막혔다.

이 때문에 옥천읍 오대리 주민들은 유일한 교통수단인 배를 띄우지 못해 호수의 얼음판 위를 맨몸으로 걸어다니는 불편을 겪고 있다.

안전시설이라고는 얼음판 위에 어른 가슴 높이의 쇠막대 20여개를 세우고 로프를 매단 시설이 전부이다. 위험천만한 모습을 보다 못한 군청에서 얼음이 깨질 것을 대비해 설치한 유일한 안전 시설이다.

조병복(60) 이장은 “대청호와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우리 마을은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야 바깥세상과 왕래할 수 있다”며 “올해는 일찌감치 호수가 얼어붙는 바람에 20여일 전부터 뱃길이 막혔다”고 하소연했다.

옥천군 군북면 막지리의 맥기마을 주민들도 호수를 뒤덮은 얼음 때문에 배 운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민들은 아침마다 긴 막대를 이용해 얼음을 깨고 뱃길을 뚫는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수길(71) 이장은 “애써 뱃길을 뚫어놔도 하룻밤 자고 나면 다시 5~6㎝ 두께의 얼음으로 뒤덮인다”며 “호수가 완전히 얼면 해동될 때까지 한 달 이상 집에 갇혀 지내야 한다”고 걱정했다.

충북도는 한파로 교통불편을 겪는 강과 호수 주변 주민들의 안전대책을 강화하도록 일선 시·군에 당부했다.

제천=이대현 기자 lgija2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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