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 의료기관을 설치하는 문제를 놓고, 세종시와 충남대·충남대병원이 '네 탓' 공방을 벌이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세종시는 "서울대병원 세종응급의료센터 설립을 위한 지원 예산이 충남대병원 반대로 국회에서 삭감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충남대와 충남대병원은 "이 지역의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세종충남대병원 설립이 시급하다는 점을 피력한 것이 와전되면서 오해가 생긴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6일 세종시, 충남대, 충남대병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013년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세종시가 상정한 '서울대병원 세종응급의료센터' 설립 지원 예산(45억 원)이 전액 삭감됐다.

이에 세종시 관계자는 "지역은 물론 전라도 등 타 지역 여러 인사들을 통해 충남대병원 측의 정관계 로비활동 정황을 포착했다”며 “세종시에 다수의 의료기관이 오면 세종시의 정상 건설에 힘이 되는데도 충남대병원 측은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고성 세종시유치추진위원회 위원장도 "충남대병원의 반대활동은 중앙부처 공무원의 생명과 안위를 볼모로 희생을 간접적으로 부추긴 처사이기 때문에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남대와 충남대병원은 세종시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세종시에 세종충남대병원 설립을 위해 지역민의 힘과 역량을 모아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충남대병원 관계자는 "오는 2016년 이전까지 세종시에 세종충남대병원을 설립키로 했으며, 그 시기까지 의료공백을 막기위해 올해 자체 예산 30억원을 투입, 특별진료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세종시가 주장하는 것처럼 충남대와 충남대병원이 서울대병원의 세종 진출을 막기 위해 정관계 로비를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다만 충남대병원의 조기 진출을 위한 지원을 요청한 것이 와전되면서 생긴 오해"라며 "향후 행복도시건설청은 물론 세종시와의 유대관계도 강화해 지역의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세종시는 서울대병원 유치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향후 양 기관 간 마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서울대병원 유치는 세종시 정상건설을 위해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사안으로 충남대병원은 예정지역에,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는 세종시 원도심에 유치, 지역 균형발전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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