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전지역에서 열린 전시회 가운데 중복행사가 많아 다양성을 상실하고 내용 부실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시회 주최 업체들이 경기침체 장기화로 너도나도 돈벌이가 되는 특정주제 행사만 반복적으로 진행하면서 방문객은 줄고 매출은 감소하는 역효과만 나타나고 있다.

실제 대전무역전시관과 대전컨벤션센터(DCC)의 지난해 전시관 임대현황을 보면 육아와 어린이교육 등과 관련된 전시회는 모두 10회(무역전시관 5회, DCC 5회) 열렸다.

또 DCC에서는 결혼, 웨딩, 혼수 등을 주제로 한 관련 전시회도 7번이나 개최됐다.

해당 전시회들은 모두 9개의 전시기획 업체들이 진행한 것으로, 같은 행사를 1년에 2번이나 개최하는 업체도 5곳에 달했다.

이같이 비슷한 주제의 전시회가 줄줄이 개최되는 이유는 사람들을 끌어모으기 쉽고, 비교적 안정적인 수입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임신·출산과 유아 교육 등의 전시회는 젊은 부모들의 관심과 참여가 많고, 아이에게는 돈을 아끼지 않는 이들의 특성도 전시업체의 매출상승 효과로 작용한다.

마찬가지로 웨딩과 혼수 분야도 인생에 중요한 결혼에 대한 기대감으로 젊은 예비부부들이 이 찾고, 한번 계약에 따른 수익도 큰 편이다.

문제는 잦은 중복행사로 전시회의 전체적인 내용과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유아교육 등과 관련된 전시회는 모든 행사에 비슷한 업체만 들어오면서 내용의 식상함을 주고 있으며, 적자를 면키위해 들여온 카드회사와 보험회사의 과도한 영업행위로 관람객들의 적잖은 불만을 사고 있다.

게다가 수도권지역에 비교해 전시장이 협소한 상황에서 업체 모집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결국 ‘반쪽’ 행사를 진행하는 것도 허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전시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같은 주제의 행사만 진행하면서 다양성 상실과 내용 부실로 방문객과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어 업계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게다가 가뜩이나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전시업체들이 서로 경쟁만 벌이다 결국 줄도산이 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 지역 전시회 주최 업체 관계자는 “대전보다 규모가 큰 수도권에서도 1년에 7번 정도 진행하는 전시회를 지역에서 10번 개최한다는 것은 업계에서는 우스운 일”이라며 “홍보 업체들도 참여를 꺼리면서 행사의 질은 떨어지고 공익성을 가장한 장사로 변모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올해도 이어지면 결국 살아남는 업체는 한 곳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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