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 무상급식비를 놓고 2개월여동안 첨예한 갈등을 빚었던 충북도와 도교육청이 전격 합의한 것은 도민들로부터의 따가운 비난여론과 함께 급식 차질이 빚어져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2년 동안 무리없이 진행되던 무상급식과 관련해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10월 말이다. 양측의 실무진이 내년도 무상급식 총액을 놓고 수차례 협의를 벌였지만 운영비와 인건비 분담을 놓고 견해차를 보이면서 협상은 끝내 결렬됐다.

지난 달 9일에는 충북도가 내년도 무상급식 총액을 880억 원, 도교육청이 946억 원으로 각각 책정해 도의회에 제출하면서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양측은 상대방이 잘못된 주장과 논리를 펴고 있다는 공방을 벌이며 심각한 감정싸움 양상까지 보였다.

합의점을 찾지 못한 양측이 결국 각각 서로 다른 무상급식 예산안을 편성, 도의회에 내면서 도민들의 눈과 귀는 도의회의 결정에 집중됐다. 도의회가 과연 누구 손을 들어줄 것인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것이다.

도의회는 지난 12일 도교육청의 새해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무상급식 세입비(지방자치단체 전입금) 473억 원 가운데 33억 원을 감액하고, 도교육청의 무상급식 세출비(946억 원)는 그대로 남겼다. 이는 삭감된 액수만큼 도교육청이 예비비에서 더 부담하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도의회는 그러면서 도의 내년도 무상급식 예산안은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이 지사와 이 교육감이 합의한 '50대 50' 부담 원칙이 훼손됐다며 도의회의 예산 심의에 대해 재의 요구를 검토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일부 학부모 단체는 도의회가 편향되게 도교육청의 예산을 심의했다며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좀처럼 해결될 것 같지 않던 갈등의 실타래가 풀린데는 도의회의 중재가 한 몫했다.

이 지사와 이 교육감, 김광수 도의장은 성탄절인 25일 저녁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나 결국 내년도 무상급식 분담금에 전격 합의했다. 양측은 내년도 무상급식 총액을 933억 원으로 정하고 도가 465억 원, 도교육청이 468억 원을 부담하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은 것이다. 이로써 무상급식은 정상적으로 추진되게 됐다.

홍순철 기자 david012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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