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유통매장의 청주 진출로 중소상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역 중소상인들의 이합집산이 오늘의 현실을 자초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례로 ㈜대상의 경우 1년 6개월 전부터 청주시 봉명동 농수산물도매시장 맞은 편에 물류센터를 오픈하려다 청주시농수산물도매시장 상가조합(이하 상가조합)이 반대해 현재 정식 오픈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시 상가조합은 생계형 입점 상인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지난 10월 한국외식업 협회중앙회 청주흥덕지부(이하 외식업협회 청주흥덕지부)와 ㈜대상은 농산품과 축산물 등 식자재를 이용하고 홍보하겠다는 등의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물론 상가조합의 반대로 ㈜대상이 정식오픈을 못하면서 현재 외식업협회 청주흥덕지부는 공산품만 10% 정도 할인받고 있다.

사실 대기업의 진출로 어려움을 겪는 곳은 비단 농수산물시장 업계만은 아니다. 지난달 롯데아울렛과 롯데마트 등 롯데쇼핑프라자가 오픈하고 앞서 현대백화점 충청점이 문을 열면서 청주 주중동에 완공한 아울렛 매장은 브랜드업체와의 계약을 하지 못해 공실로 남아 있다.

대형 유통매장이 하나둘씩 지역에 들어서면서 수년전 청주 성안동의 apm아울렛은 문을 닫은 바 있다. 또 성업중인 청주 미평동의 에버세이브나 봉명동의 파비뇽 아울렛도 10여% 안팎 매출이 떨어지면서 매출시장을 위한 전략적 홍보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지역 유통시장이 어려움을 겪는 데는 중소상인들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이해관계에 따라 엇갈리면서 대기업에게 지역진출이라는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대봉 한국외식업협회중앙회 청주흥덕지부 사무국장은 “경기도 좋지 않은데 질 좋고 값싼 식자재를 납품받을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대상이 공산품은 10% 정도, 식자재는 20∼40% 정도 싸게 공급하는 것으로 안다”며 “경기도 좋지 않은데 질 좋고 값싼 식자재를 납품받을 수 있다면 대기업이라고 마다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우현배 청주시농수산물도매시장 상인조합장은 “㈜대상은 사회적기업 운운하며 뒤로는 대기업(다농)과 거래하는 현실적 구조가 문제”라고 말했다.

오갑진 ㈜대상 청주지사장은 “1년 6개월여 동안 상인들로 인해 장사를 못하면서 월평균 7000만 원 정도의 손해를 보고 있다. 상인들이야말로 기득권자인데 외식업자들이 식자재를 싸게 구매할 수 있는 길을 막아선 안된다”고 말했다.

최윤정 충북경실련 사무국장은 “저렴한 가격에 물량공세를 하는 것은 대기업의 영업전략에 불과하고 이 것이 언제까지 갈 것인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며 “법적으로 중소상인을 보호할 수 있는 적정가 입찰 등 법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철수 기자 cskyung7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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