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상공회의소의 내부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오흥배 회장 취임 후 불거진 한명수 전 사무처장 부당전직 문제와 독단적인 상의 운영 등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상임의원들은 회장 불신임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29일 청주상의에 따르면 이날 전체 18명의 상임의원 중 15명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추경예산과 내년도 사업계획·예산편성안을 처리하기 위한 회의를 개최했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는 당초 상정된 안건에 대한 의결보다는 오 회장 취임 후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상의 내부 갈등에 대한 집중 추궁이 이어졌다.

회의장은 오 회장과 일부 상임의원들간에 고성이 오가며 한때 험악한 분위기까지 연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상임의원들이 안건 논의에 앞서 전임 사무처장 부당전직 건과 독단적인 상의 운영 등에 대한 오 회장의 해명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특히 전임 사무처장의 부당전직과 관련, 일부 상임의원들이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이어 중앙노동위원회도 부당전직 판결을 내렸다며 오 회장에게 조속한 시일 내에 한 전 처장의 거취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오 회장은 한 전 사무처장 부당전직 건은 행정소송을 제기하거나, 원직에 복직시킨 뒤 징계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발언해 일부 의원들의 반발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자리에서 이두영 부회장은 오 회장 취임 이후 상의의 위상이 급속도로 추락했다며 사퇴 의사를 표명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날 상임의원회는 3시간에 이르는 난상토론 끝에 의원들이 내년 2월 열리는 정기총회 전까지 한 전 처장의 복직 문제와 오 회장의 미흡한 사업 현안 대응능력, 독선적인 상의운영 등에 대한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회장을 불신임하기로 결의하고 일단락됐다.

3개월 남짓 되는 기간 동안 오 회장이 이 같은 상임의원들의 요구사항에 대해 어떤 식으로 대응을 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만약 의원들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청주상의 역사상 회장 불신임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청주상의 관계자는 "전임 사무처장 문제와 현 회장의 운영방식에 대한 일부 격앙된 의원들의 지적에 회의장 안이 다소 소란스러웠지만 잘 마무리됐다"며 "오 회장이 실타래를 잘 풀어나갈 것으로 생각하고, 또 조직 내부적으로도 잘 갈무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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