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기계공학과와 기계설계공학과가 국립대 유사·중복학과 통폐합 대상에 선정되면서 학내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국립대 선진화 방안의 일환으로 유사·중복학과를 통폐합키로 하고, 1차 대상 대학으로 충남대와 한국해양대를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에 유사학과 통폐합 대상으로 지정된 곳은 충남대 기계공학과와 기계설계공학과, 한국해양대 기관공학과와 기관시스템공학부 등 2개 대학, 4개 학과다.

또 충주대 등도 당초 대상 대학에 포함됐지만 한국교통대와의 통합에 성공했다는 점을 인정받아 이번에는 제외됐다.

교과부 관계자는 "관련 전문가들이 전국의 모든 국립대를 비교 조사한 결과 이번에 2개 대학에 4개 학과를 유사·중복학과 통폐합 대상으로 선정했다"면서 "일단 해당 대학에 '이들 학과를 통폐합해야 한다'는 내용을 권고했고, 이달 말까지 대학 측 입장을 들어본 뒤 다시 전문가 자문을 들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교과부는 이 같은 내용의 권고사안을 지난 14일 해당 대학에 공문으로 통보했다.

그러나 충남대 등 해당 대학 교수들은 교과부 방침에 집단으로 반발하며, 향후 유사·중복학과 통폐합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들은 "그동안 학과 운영에 아무런 문제도 없었고, 물리적 통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일부 전공이 겹치는 교수들의 처우문제나 학사 운영 등에 파행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통합은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교과부의 통폐합 방침이 정해지면서 학과간 파열음도 향후 통폐합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계공학과의 A교수는 "우선 통폐합 자체가 필요한 것인지 의문이고, 정부나 대학이 추진한다고 해도 설계과가 전공이 중복되는 교수들의 문제를 정리해주지 않으면 논의조차 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반면 일부 교수들은 통합에 찬성하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개진하면서도 내부 논의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현재 내부 반발도 큰 것이 사실이지만 통합에 따른 인센티브나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통합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학 관계자는 "우선 교과부의 권고안이 공문으로 통보된 만큼 해당 학과에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대학이 학과 통폐합을 강제할 수는 없지만 예산 지원이나 정원, 교원 인사평가 등에서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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