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의회 의원들이 ‘의정활동의 꽃’으로 불리는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의원들 본연의 역할인 견제와 감시 활동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최근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의 합당으로 일부 선진당 의원들이 새누리당에 합류하면서 뒤숭숭한 모습을 연출하며 행감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민주당 역시 행감을 앞두고 안희정 충남지사의 눈치를 보는 데 급급한 모습이다.

1일 도의회에 따르면 오는 14일부터 제258회 정례회를 열고 도청과 도 교육청, 사업소 등을 상대로 감사를 진행한다. 행정자치위원회 등 5개 상임위가 1일 현재 도 측에 요구한 행감 자료는 1294건이다.

건수만 놓고 보면 지난해(1420건)와 비슷한 모양새이다. 하지만 요구 자료 상당수가 지난해 감사 내용과 겹치거나 비슷한 내용으로 짜여있어 ‘부실 행감’이 우려된다.

이처럼 의원들이 후반기 원구성 이후 처음 열리는 행감을 앞두고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최근 충청권에 기반을 둔 선진당이 새누리당으로 흡수된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도의회 내 다수당 역학을 하던 선진당 의원들은 앞으로 자신의 정치적 활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자신의 지역구 내 정치적 변형에 대한 예상과 향후 1년 7개월 뒤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을 획득하기 위해 벌써 줄서기에 혈안이 된 의원도 있다. 여기에 지역구가 같은 선진당·새누리당 소속 의원 간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감지되고 있다. 일부 선진당 이탈 의원은 민주당 관계자 등과 물밑 접촉을 하는 등 행감은 ‘먼 나라 이야기’로 흘러가고 있다.

올 12월 대선이 열리는 점도 의원들의 ‘부실 행감’을 부추기고 있다.

의원들은 지역 여야 선거대책위원회에서 감투를 하나씩 꿰차고 있어 지역구 활동에 몰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 의원은 행감의 모양만 갖추기 위해 지난해 요청했던 내용 대부분을 그대로 복사해 도 측에 요구하는 등 감사에 대한 의미마저 퇴색시키고 있다.

A 도의원은 “대선과 최근 정치지형이 바뀌면서 (선진당) 의원들이 심란해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자료) 양은 줄었으나 행감의 질은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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