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 직접 생배추를 사서 김치를 담가온 주부 이 모(56) 씨는 이번 김장부터 절임배추를 주문하기로 했다. 올해 배춧값이 크게 올라 생배추를 구매해 절이는 비용도 적지 않은 데다 절이는 과정도 번거롭기 때문이다.

이 씨는 “사실 절임배추가 못 미더워 생배추를 직접 사서 김치를 담아왔지만 이제 몸도 지치고 주위에서 절임배추 품질도 좋다는 얘기가 많아 주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본격 김장철을 앞두고 주부들 사이 절임배추 인기가 높다.

31일 지역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이달 중순부터 진행한 절임배추 주문량이 지난해 대비 15~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절임배추(20㎏/박스) 예약판매를 진행한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의 경우 지난해보다 예약수량과 매출이 20% 이상 늘었다.

목표 물량도 모두 소진했지만 몰려드는 고객 수요에 따라 이달 초까지 추가 예약을 받기로 했다.

오는 11일까지 절임배추 예약 중인 롯데백화점 대전점도 고객 신청이 쇄도해 지난해보다 수량과 매출이 15% 이상 증가했다.

지역 백화점 관계자는 “김장물가 부담이 큰 주부들을 위해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절임배추를 예약판매하고 있다”며 “절임배추 예약판매를 시작한 2010년 이후 매년 주문량이 늘고 있으며 고객이 원하는 날짜에 배송까지 해주다 보니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4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절임배추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오픈마켓 옥션이 최근 회원 348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김장실태조사를 보면 20~30대 절임배추 선호도가 34~40%인데 반해 40대 이상 중장년층은 이보다 높은 43~45%를 보였다.

이는 오랜 김장 경험으로 부담이 커진 40대 이상 주부들이 과거 전통식에서 김장 단계를 점점 간소화하는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실제 ‘김장 중 가장 힘든 공정’으로 30대 이상은 ‘배추 절이기’(44%)를, 20대는 ‘배추 등 재료 다듬기’(38%)를 꼽았다.

이밖에 설문 참여자의 69%가 ‘김장을 하겠다’고 응답했고, 그 이유로 ‘김장채소 값이 올라도 겨울 저장음식으로 김치만한 게 없다’고 답했다. 올해 김장 예상 비용은 10~20만 원대(37%)가 가장 많았고, 20~30만 원대(26%), 10만 원 미만(20%) 등이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김장에서 배추 절이는 단계가 가장 어렵다는 것을 잘 아는 40대 이상 주부들 사이 절임배추 선호도가 높다”며 “김장비용 부담에 포장김치를 먹겠다는 고객 수요도 적지 않아 관련 제품 매출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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