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의 합당으로 본격화되고 있는 '보수대연합'이 선진당 주요 인사들의 반발로 파열음을 내고 있다. ▶관련기사 3면

선진당 핵심 인사들이 이인제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주도의 합당 의결에 반기를 들고 줄줄이 당을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당 권선택 대전시당 위원장과 류근찬 충남도당 위원장, 임영호 대전 동구당협위원장 등은 30일 국회 정론관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과의 합당에 반대하며 탈당을 선언했다.

권 위원장은 이날 탈당 기자회견을 통해 “충청권을 대변하고 대립과 투쟁의 양당 정치 구도를 타파하기 위해 함께했던 당원 동지들과 아쉬운 작별을 고한다”며 당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신행정수도 추진을 무력화해 충청인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새누리당과 함께 한다는 것은 충청의 마지막 자존심까지 팔아먹는 배신행위”라며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를 맹비난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를 지지 발언을 하고 민주당에 입당을 뜻을 밝혔다.

류근찬 위원장은 “충청을 기반으로 하는 선진당은 새누리당의 후안무치한 정치공작에 의해 무너져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며 “저는 정치공작의 산물인 흡수통합에 반대하고 그 대열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합당을 ‘선진당 말살음모의 산물’이라고 비난하며 “선진당 당무회의의 의결이 강행되는 순간 미련 없이 당을 떠날 것”이라고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임영호 위원장도 “충청인의 뜻에 반(反)해 선진당 지도부가 독단적으로 결정한 새누리당과의 흡수통합에 반대한다”며 탈당 의사를 밝혔다.

이날 이들의 탈당 선언을 시작으로 주요 인사들의 '선진당 엑소더스'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새누리당의 '보수대연합'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선진당 이회창 전 대표를 따르는 인사를 포함한 다수의 지역 인사들이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에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득보다 실이 많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박 후보의 '국민대통합' 행보가 자칫 보수층 결집에 주력하는 모습으로 비쳐 오히려 외연확장을 방해한다는 지적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충청권을 비롯한 보수층의 표심을 잡을 것으로 예상했던 선진당과의 합당이 오히려 역풍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라며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권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를 찾아가 민주당 복당 및 문재인 후보 지원 등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권 의원은 박 원내대표에게 “앞으로 선진당을 탈당해 나오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며 이들에 대한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반면 류 위원장은 당분간 무소속으로 남을 것으로, 임 위원장은 조만간 안철수 후보 캠프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3인의 선진당 탈당 인사들은 각기 다른 길을 가게 됐다.

한편, 선진당은 이날 당무회의를 열고 새누리당과의 합당을 의결했다. 선진당은 이어 새누리당과 통합추진위를 구성해 사무처 직원 배분 문제 등 당대당 통합과 관련한 실무작업에 착수했다.

선진당 관계자는 “절차를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가칭)통합추진실무협의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합당실무 절차 및 준비에 들어갈 것”이라며 “통추위는 양당 각각 4명으로 구성하되, 우리 당의 대표는 그 동안 새누리당과의 합당 창구를 맡았던 성완종 원내대표가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김종원 기자 kjw@cctoday.co.kr

이병욱 기자 shod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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