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낭인 현실화 우려 속에 최근 실무수습을 마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1기 출신 변호사들이 본격적으로 지역 변호사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하지만 수임건수 급감 등 변호사 업계의 불황을 우려한 듯, 대부분은 법무법인(로펌)을 택하고 있고, 지역에서 ‘나 홀로 개업’을 선택한 이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지역 로스쿨의 취업현황에서도 뚜렷히 드러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와 대전지방변호사회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 법률사무종사 기관에서 6개월 이상 실무수습 과정을 마친 뒤 법무법인 취업 등 지역 변호사 시장에 뛰어든 로스쿨 1기 변호사는 19명이다.

이들 중 16명이 대전에 터전을 잡았고 나머지 3명은 충남 천안과 홍성, 세종에서 새롭게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변호사가 됐다는 기쁨도 잠시, 최근 변호사 업계의 불황은 로스쿨을 졸업한 새내기 변호사들의 진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역에서 새롭게 변호사 활동을 시작한 19명 가운데 나 홀로 개업을 택한 이는 단 2명. 이번에 로스쿨을 졸업한 형제가 함께 개업한 것을 합치면 나 홀로 개업은 4명이 되지만, 단순 수치로는 단 2명 만이 홀로서기를 택했다. 나머지 대부분은 로펌이나 합동법률사무소 등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한정된 지역 변호사 시장의 규모로 기존 변호사들조차 설자리를 점차 잃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홀로 개업한 뒤 이를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힘들다는 인식이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 사이에서도 자리 잡은 것이다. 로스쿨을 졸업해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변호사 대부분이 일반기업이나 관공서 등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교육과학기술부의 ‘2012년 로스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역의 충남대 로스쿨은 최근 기준 77.5%의 취업률을 기록했지만, 이들 대부분은 로펌이나 일반기업, 공공기관 취업을 택했다.

취업에 성공한 62명 가운데 절반인 31명이 지역을 포함해 전국 각지의 로펌에 들어갔고 7명은 일반기업에 취업했다.

광역자치단체와 교육청 등 공공기관에 취업한 졸업생도 13명이나 됐다. 이 밖에 6명이 검사로 임용됐고, 로스쿨 1기 졸업에 맞춰 법원이 도입한 전문 계약직 공무원제인 재판연구원(로클럭)이 된 졸업생이 5명으로 조사됐다.

지역의 한 변호사는 “업계의 불황이 이제 갓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들의 진로에도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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