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초등학교 내에서 조직폭력배 일당이 집단 패싸움을 벌이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이들은 경찰의 관리를 받지 않는 폭력조직 추종세력으로 사소한 말다툼을 벌이다 홧김에 등교 시간을 코앞에 둔 초등학교에서 집단 난투극을 벌여 주민과 학생들의 불안감이 증폭됐다.

23일 대전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대전에서 활동 중인 폭력 조직은 모두 9개로, 이 중 집중 관리 대상자는 모두 144명에 달한다.

경찰은 집중 관리 명단에 올라온 조직원에 대해 항시 동향 파악과 첩보수집 활동을 펼치며 폭력 범죄 발생 등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폭력조직 추종세력은 사정이 다르다. 대부분 나이가 어린 조직원이거나 과거 폭력조직에 몸을 담았고, 범죄 사실이 뚜렷지 않아 추종세력으로 분류되며, 이들은 관리 대상자와 달리 평소 활동에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는다.

때문에 최근 발생하는 집단폭력 등 범죄는 정식 조직원보다 추종세력이 관련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대전 둔산경찰서는 23일 반대파 조직원을 유인해 집단 폭행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조직폭력배 A(24) 씨 등 4명을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B(22) 씨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지난달 24일 오전 6시 40분경 서구 갈마동 한 초등학교 주차장에서 반대파 조직원 C(25) 씨 등 4명을 불러내 주먹과 발로 집단 폭행한 혐의다.

조사결과 A 씨는 이날 새벽 C 씨와 축구경기를 하자며 전화 통화를 하던 중 C 씨가 자신들을 무시하는 말과 욕설을 퍼붓자, 이들을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유인, 조직원 13명을 차량에 대기시켜 놓고 C 씨 일행이 나타나자 집단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지난 6월 17일 오후 4시 35분경 서구 한 백화점 인근에서 빌린 돈을 갚지 않는다며 30대 남성을 폭행한 D(34) 씨 등 폭력조직 추종세력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D 씨 등은 조직원으로 구성된 무등록 대부업체를 운영하며 돈을 빌려준 뒤 채무자에게 협박을 일삼고 탈퇴를 희망하는 조직원은 야구방망이와 쇠파이프 등을 사용해 무참히 폭행했다.

문제는 폭력조직 추정세력에 대한 정확한 인원이나 규모 파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조직폭력배에 대한 집중 관리로 범죄 예방 효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추종세력에 대한 관리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폭력조직 추정세력은 이권 다툼 등 덩어리가 큰 사건보다는 서로 힘겨루기를 통한 다툼이나 폭력행위가 대부분”이라며 “최근 관련 범죄 증가로 재범자에 대해서는 경찰 첩보 등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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