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4 2년 할부약정이 이번달 끝난 직장인 김모(35) 씨는 당초 갤럭시노트2를 구매할 계획이었지만 당분간 추이를 지켜보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단말기 보조금없이 100만 원이 넘는 기계값을 할부로 떠안기가 부담됐기 때문이다. 김 씨는 아이폰5 출시 이후 이통사들의 보조금 경쟁이 재개돼 가격이 낮아지기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단말기 보조금 제재로 이동통신사들이 서로 눈치만 보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선 ‘지금 스마트폰을 사면 바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극심한 눈치보기로 이통사들의 보조금 수준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보니 단말기 출고가를 소비자가 고스란히 할부로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최신형 스마트폰을 개통할 경우 얼마전까지 평균 30만 원 가량이던 기계값 지원을 전혀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단말기값이 100만 원 가량인 스마트폰을 30개월 약정으로 개통하면 요금제 외에 월평균 3만 9000원 가량의 할부금을 내야 한다.

모 통신사 62요금제로 가입할 경우 기본료 6만 2000원에 부가세(6200원), 단말기 할부금(3만 9132원), 단말기 보험금(4000~5000원)을 더할 경우 월평균 부담금이 10만 원을 훌쩍 넘어선다.

요금제 할인(1만 7600원)을 적용하더라도 월평균 9만 원 이상을 내야하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약정만기를 앞둔 고객 등 개통수요자들 대부분이 신규 스마트폰 개통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달 갤럭시S3를 두고 빚어진 이른바 ‘버스폰(버스요금만큼 싼 가격)’ 사태 이후 가격이 떨어지길 기다리겠다는 소비자들이 더욱 늘고 있다.

출고가 99만 원짜리 최신 스마트폰을 17만 원에 구입하는 상황을 지켜봤던 만큼 99만 원을 그대로 부담하고 구입하기 보다는 일단 기다리겠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선 대리점의 경우 현재 일반휴대전화만 간간히 개통될 뿐 스마트폰 수요는 완전히 끊긴 상황이다.

한 대리점 관계자는 “똑같은 제품을 놓고 부담금이 몇주 차이로 80만 원 정도 가격 차이가 나는데 누가 개통하겠냐”면서 “대리점 입장에선 엄청난 악재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 ‘지금 스마트폰을 사면 바보’라는 말이 도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선 정부 눈치를 보고 있는 통신사들이 아이폰5가 출시된 이후 다시 보조금 경쟁을 펼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면서 “12월 이후 풀릴 거란 소문이 있지만 그렇다하더라도 지난달 ‘버스폰’ 수준의 보조금 지급은 당분간을 쉽지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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