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가 대구광역시 일원에서 열린 제9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단체전 등에서의 선전에 힘입어 종합점수 3만 657점으로 목표했던 11위를 달성했다. ▶관련기사 14면

충북은 일부 체급종목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청주시청 세팍타크로·건국대 야구가 우승을, 대성고와 스포츠토토 축구, 충북고 럭비 등이 준우승 하는 등 단체전에서의 활약에 힘입어 목표 달성에 성공했다. 특히 인구나 도세로 볼 때 학교체육의 결실인 고등부 성적은 기대 이상이었다.

충북은 이번 전국체전 고등부에서 금 21, 은 14, 동 34 등 69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3만 500점으로 경기, 서울, 대구에 종합 4위를 기록했다. 12위를 기록한 지난해에 비해 점수는 6700점, 순위는 8등이나 끌어 올렸다.

이 같은 성적향상의 뒤에는 학교체육을 담당하는 충북교육청의 체육에 대한 열정이 있다. 이 교육감 취임 이후 체육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관심이 이어졌다. 투자와 관심은 성적 향상으로 이어졌다. 지난 37회 전국소년체전에서 13위에 그쳤던 충북은 이듬해 38회 대회에서 4위로 수직상승했다. 이어 39·40·41회 대회에서 3년 연속 종합 3위를 차지했다.

타 시·도와의 경쟁이 무의미한 서울·경기를 제외하면 사실상 우승과 다름 없는 성적이다. 이번 전국체전에서 충북의 고등부 성적이 크게 오를 수 있었던 것은 38, 39회 전국소년체전에서 활약했던 중학부 선수들이 고등학교에 올라서도 정상권 실력을 유지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더불어 전국소년체전 종합 3위의 위업을 달성한 선수들이 연이어 고등부와 대학부에 진출하는 점은 충북 체육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반해 엘리트 체육을 총괄하는 충북체육회 사무처는 이번 대회에서 많은 과제를 안게 됐다. 특히 우수선수의 타 시·도 유출방지와 함께 대학팀과 실업팀 창단이 시급하다. 충북은 도내 9개 대학과 35개 실업팀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총 919개 세부종목 중 225개에 불참할 만큼 저변이 약하다. 충북도 다른 시·도 못지 않게 훌륭한 자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초·중·고에서 대학, 실업팀으로 연계되는 시스템이 완비되지 않아 우수선수의 타 지역 유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체전이 끝나고서도 많은 선수들의 거취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당장 피승엽을 뺏긴 수영에서는 이번 대회 2관왕 장상진(한국체대 4년)을 붙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레슬링의 최재민(충북대 3년)도 졸업 후에는 충북에서 갈 실업팀이 없다. 지난해부터 입학과 동시에 대학부 유도를 휩쓸고 있는 조구함(용인대 2년)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이번 전국체전에서 올해 충북개발공사 실업팀이 창단한 우슈쿵푸가 종목별 종합 1위를 차지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7년 제97회 전국체전을 준비 중인 충북 입장에서는 안방에서 치르는 전국체전에서 들러리만 서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대학팀과 실업팀 창단에 노력해야 한다는 게 체육계 인사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또 충북체육회의 선수 및 지도자 관리 체제도 수술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기력 향상을 위해 새로운 전략이나 비전 제시 없이 매년 챗바퀴 돌듯 같은 방식만 고수한다는 것이 체육 현장의 여론이다.

한 체육계 인사는 “충북체육회가 열심히 한다는 인상은 받지만 새롭고 획기적인 전략 없이 매년 같은 방식만 답습하고 있다다”며 “충북체육의 도약은 충북체육회가 명확한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 충북도를 비롯한 각 자치단체가 적극적인 지원을 할 때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대구=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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