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통령선거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14일, 여·야 대선 후보들은 민생·정책 행보를 이어갔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지난주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을 매듭지은 뒤 본격적인 대선 체제에 돌입했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각각 복지와 경제민주화 행보를 펼쳤다.


   
▲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지난 13일 오전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 열린 과학기술 나눔 마라톤 축제에 참석, 서로 어깨동무한 채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朴, 이번 주부터 국민대통합 행보 재개

박 후보는 이날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이북5도민 체육대회’에 참석해 행사 관계자와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은 행사장을 방문한 박 후보를 환대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별도의 축사 없이 행사장을 찾았던 박 후보는 시민들의 응원에 “안보·자유를 투철히 해 평화통일을 이루는데 앞장서겠다”고 화답했다. 반면 같은 장소를 잇달아 방문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에게는 물병이 날아오고 욕설이 난무하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한편 지난 11일 선대위 인선을 마무리한 박 후보는 이번 주부터 공격적인 민생·대통합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인적 쇄신론을 두고 당내 갈등 수습에 고심했던 박 후보는 충남, 경남, 호남, 제주, 강원 등을 방문할 계획이다. 또 박 후보는 국민대통합위원장직을 직접 맡은 만큼 통합을 염두에 둔 일정을 다수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6일 부마민주항쟁 기념일과 17일 유신헌법 선포일이 있는 만큼, 지난달 과거사 인식 관련 사과를 한 박 후보의 파격 행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는 박 후보가 16일 경남을 찾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당내에서도 박 후보가 유신시대 부당한 공권력에 핍박받은 인사들을 위로하는 일정을 추진할 것으로 보는 가운데 인혁당 유가족과의 만남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文, 安에 정치혁신위원회 공동 구성 제안

문 후보는 이날 안 후보에게 ‘공동 정치혁신위원회’의 구성을 공식 제안하며 본격적인 단일화 논의를 개시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최근 서울대 조국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제시한 3단계 후보 단일화 방안은 매우 합리적인 방안으로, 수용할 뜻이 있다”며 “조국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정치혁신위원회를 공동으로 구성할 것을 안 후보 측에 정식 제안한다”고 말했다.

진 대변인은 “안 후보가 지금 당장 후보단일화 논의가 다소 부적절하다고 판단한다면 후보 단일화라는 전제 없이 정치혁신을 위한 공동의 실천방안으로서 (정치혁신위원회를) 구성해도 좋을 것”이라며 “안 후보 측의 조속한 화답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문 후보 측은 공동 정치혁신위에 대한 안 후보 측의 답변이 있을 때까지 선거대책위원회 내 별도의 정치혁신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개최된 ‘중소기업인 기(氣) 살리기’ 마라톤 대회에 참석해 “중소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증가와 중산층·서민의 소득 증대를 경제 성장의 주동력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오후에는 서울 은평구 평생학습관에서 ‘문재인, 미래의 아이와 만나다’라는 주제로 열린 임산부 타운홀 미팅에서 “임신에서 보육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국가가 챙겨, 아이 낳는 두려움을 없애겠다”고 밝히는 한편, 5세까지 무상보육의 차질 없는 시행을 약속했다.

◆安 “경제민주화 시작은 재벌개혁” 고강도 정책 발표

안 후보는 이날 “재벌개혁 문제를 가장 먼저 풀어야 경제민주화가 시작된다”며 ‘재벌개혁 7대 과제’를 발표했다.

안 후보는 서울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경제민주화 정책 발표회를 열고 △재벌 총수의 편법 상속·증여, 일감 몰아주기 △골목상권 침해 등 각종 불법 행위 방지 △총수 및 임직원의 불법행위 엄중 처벌 △재벌 계열분리명령제 도입 검토 △금산분리 규제 강화 △순환출자 금지 △지주회사 투명화 △다중대표소송제도 도입 및 집중투표제 강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 등 7가지 재벌개혁 정책을 제시했다.

안 후보는 “재벌 총수가 적은 돈으로 전체그룹을 좌지우지하고 재벌 총수에 대해서 사실상 법적 통제가 미치지 않고 있다”며 총수의 편법 상속·증여 봉쇄와 순환출자 금지 등을 우선 추진한 뒤, 결과가 미흡하면 최후의 수단으로 계열분리명령제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계열분리명령제는 재벌집단의 계열사로부터 시장 지배력 남용과 독점 폐해가 발생하면 해당기업의 지분매각을 명령해 재벌집단에서 분리하는 제도로, 고강도의 재벌개혁 수단으로 꼽힌다.

안 후보는 “1단계 재벌개혁 조치를 추진한 뒤 재벌개혁위원회에서 점검해 결과가 미흡할 경우 강력한 구조 개혁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안 후보는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한 7대 과제로 △재벌개혁 △금융개혁 △혁신경제 및 패자 부활 △노동개혁 및 일자리 창출 △중소·중견기업 육성 △민생안정 △공공개혁 등을 선정했다.

서울=이병욱 기자 shod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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