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손인석(42·구속) 전 청년위원장의 폭로로 불거진 정우택(청주상당) 국회의원의 금품살포 등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가 10일 결정날 전망이다. 청주지검은 공직선거법 공소시효 만료시점(11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이날 정 의원에 대한 기소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검찰은 지난달 25일 민주통합당 중앙당이 정 의원을 정치자금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면서 수사에 착수했다.

정치자금법위반 의혹

민주당이 고발한 정 의원에 대한 혐의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2010년 지방선거 때 정 의원이 충주의 한 경제인으로부터 1000만 원을 받아 손 씨를 시켜 지방의원 후보 7∼8명에게 100만 원씩 전달해 정치자금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다. 이 의혹에 대해 검찰은 교도소에 수감된 손 씨를 불러 금품을 받은 지방의원 명단을 확인했다. 검찰은 추석을 전후한 지난달 29일과 1일 손 씨가 돈을 건넸다는 새누리당 소속 지방의원 출마자 8명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이들 모두 금품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한 데다, 일부는 휴대전화 통화내역서 확인과 손 씨와의 대질심문까지 요구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도 지난 3일 이뤄진 검찰조사에서 금품살포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허위사실공표 혐의

또 다른 혐의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다. 지난 4월 총선 때 정 의원이 손 씨로부터 안마 의자, 생일축하금 200만 원을 받고 제주도에서 성매수행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 의원은 선거 과정에서 보도자료, TV토론 등을 통해 이런 내용이 허위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최근 손 씨가 이들 의혹에 대해 사실이라고 인정한 점을 들어 정 의원의 총선 당시 '사실 무근' 주장이 당선을 겨냥한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의혹에 대해선 지난 5월 청주상당경찰서가 민주당의 고발에 따라 수사를 벌여 '무혐의'로 내사 종결한 바 있다. 검찰은 그러나 손 씨의 진술을 토대로 이 부분에 대해서도 다시 검토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정 의원이 충북청년경제포럼으로부터 안마의자와 생일축하금 200만 원을 수수했다는 부분에 대해 검찰은 포럼 대표 등을 불러 조사를 마쳤다. 포럼 임원은 검찰 조사에서 "안마의자를 선물했다는 주장은 전혀 모르는 일이다. 생일축하금 200만 원을 줬다는 부분도 정 의원의 자혼이 있었던 사실을 뒤늦게 안 포럼 회원들이 결혼축의금으로 준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의 성추문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당시 경찰수사 기록을 토대로 재검토를 벌였으나,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시 정 의원의 성상납 의혹에 대해 제주도 현지 술집 관계자 등을 2차례 조사하고 워크숍에 동행했던 충북청년경제포럼 관계자 등을 조사했지만, 모두 성상납 사실을 부인하면서 혐의를 찾지 못했다.

검찰 불기소 가능성 커 … 민주당 재정신청

결국 손 씨가 제기한 의혹은 구체적인 증거가 확보되지 못하면서 정 의원에 대한 검찰수사가 ‘불기소처분’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10일 오후 재정 신청을 할 계획이다. 재정 신청은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한 고소·고발인이 법원에 이의를 제기하는 제도다. 법원이 신청을 인용하면 검찰은 반드시 기소해야 한다.

민주당 충북도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고발한 정 의원에 대한 공직선거법위반 혐의 공소시효가 오는 11일 만료된다"며 "검찰이 10일 오전까지 정 의원을 기소하지 않을 경우 이날 오후 대전고법에 재정 신청할 것"이라고 9일 밝혔다.

이와 관련 법조계 한 관계자는 “손 씨에 대한 폭로는 사실여부를 떠나 의혹과 심증만 있지 당사자들이 모두 부인하는 데다 증거가 없어 기소할 경우 무죄 가능성이 커 검찰의 기소여부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 의원 측은 의혹을 제기한 손 씨를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했다. 정 의원 측은 "정 의원과 관련된 폭로는 이미 지난 총선 때 민주당이 인터넷에 떠도는 터무니 없는 말을 근거로 고발해 경찰과 검찰 조사에서 무혐의 처리된 것"이라며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을 흠집 내기 위한 무책임한 정치공세"라고 주장했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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