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선을 70여 일 남겨둔 9일 대선 후보들은 바쁜 행보를 이어갔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쇄신을 둘러싼 당내 갈등을 수습하는데 힘을 쏟았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각각 복지와 경제 정책을 제시했다.


◆朴 “쇄신과 대통합 모두 실현할 것” 당 수습 주력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이날 인적쇄신론을 두고 내홍을 겪고 있는 당을 수습하는 데 주력했다. 박 후보는 대선을 앞두고 영입한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 안대희 정치쇄신특위위원장, 국민대통합위원장에 내정된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 등 ‘외부인사 3인방’이 당내에서 극심한 의견충돌을 빚자 이날 직접 조정에 나섰다.

박 후보는 이날 국회 도서관에서 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가 주최한 ‘국민대통합을 위한 정치쇄신 심포지엄’에서 선대위 구성 등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당이 궁극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정치쇄신과 국민대통합 모두를 실현시키기 위한 산고”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어 기자들과 만나 한 전 고문의 국민대통합위원장 내정에 반발하는 안 위원장과 대화했느냐는 질문에 “통화가 있었다”며 “조만간에 정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내대표를 지낸 김무성 전 의원에 대해 “앞으로 선대위에서 중책을 맡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한때 정치적으로 결별했던 김 전 의원에게 선거 총괄 업무를 맡겨 당내 갈등 조정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이한구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며 닷새 동안 당무를 거부한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 당무에 복귀시켰다. 이에 따라 당의 전면 쇄신을 요구했던 초·재선급 의원들은 변화의 첫걸음이라는 반응과 함께 성명 발표 등 집단행동은 자제하기로 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 사퇴 요구가 여전한데다 한 전 고문의 인선 문제가 남아 있어 당분간 논란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文 “대통령 취임 즉시 복지국가 5개년 계획 시행”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복지정책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대통령이 되면 취임 즉시 제1차 복지국가 5개년 계획을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내 미래캠프의 ‘복지국가위원회’ 1차 회의에서 “복지국가위원회가 5개년 계획을 세우면 국민에게 공약으로 밝히고, 인수위에서 실행계획을 확정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복지국가위원회를 만든 것은 ‘5개의 문’ 가운데 ‘복지국가의 문’을 열기 위한 첫 번째 노력”이라며 “세계 최고의 빈곤율과 자살률, 세계 최저의 출산율, 심각한 고용불안 등으로 우리나라의 미래가 위협받고 있는데, 복지국가는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복지는 국가가 국민에게 주는 혜택이 아니라 국가의 의무이자 국민의 권리”라며 “복지를 제대로 해야 경제도 안정되고 일자리도 늘어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복지 공약은 단순한 선거용이 아닌, 복지국가 5개년 계획의 실행과제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 후보는 독일·스웨덴·핀란드·노르웨이 등 4개국 대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복지국가의 선진 모델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문 후보는 “복지국가의 길을 가기 위해선 같은 방향으로 노젓기 위한 사회적,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정치세력간, 사회집단간의 합의가 기반이 돼야 복지국가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후보는 10일 대전을 방문해 과학벨트 부지, 생명공학연구원, 초중과학연구원을 둘러볼 예정이다.

◆安 “북방경제 개척으로 한국경제 2막 열어야”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글로벌 경제위기 대응 방안으로 북방경제 개척을 제시했다. 안 후보는 이날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해 “해양경제권과의 협력으로 산업화 시대를 열었다면, 이제는 북방경제로 한국경제의 새로운 2막을 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북방경제 개척을 통해 경제성장률을 1% 끌어올리고, 1만 개의 중소기업을 북한에 진출시켜 9만 개의 신규 일자리를 만드는 ‘119프로젝트’, 대륙철도 연결을 중심으로 도로와 해운을 결합하는 복합 물류망 구축 등 북방경제를 위한 3대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뒤 “유라시아 대륙철도와 연결되는 북한철도구간을 단계적으로 현대화해 국제물류사업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열차는 한국경제와 남북경협, 그리고 동북아 경제협력 정류장을 지나 북방경제의 블루오션을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 내에서 안 후보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송호창 의원이 이날 민주당을 탈당, 안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안 후보는 공평동 자신의 선거 캠프에서 “송 의원이 현역의원으로서 당을 떠나는 힘든 결정을 내려줬다”며 송 의원의 합류 소식을 전했다.

송 의원은 “국민이 선택한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며 “국민의 기대에 화답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현역 의원을 영입한 안 후보는 10일부터 1박 2일 동안 카이스트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청주대 등 충청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다.

서울=이병욱 기자 shod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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