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통령 선거가 7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전도 초반을 넘어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다.

▶관련기사 3·4·21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 무소속 후보 등 이른바 대선 후보 ‘빅3’도 대선 캠프의 진용 짜기를 마무리하고 상대 후보를 누르기 위한 진검승부를 준비하고 있다.각 후보 캠프는 특히 중반 선거전을 앞두고 ‘집토끼와 산토끼’ 등 두 마리를 모두 잡기 위한 전략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도무지 방향을 알 수 없이 요동치는 민심과 시시각각 변하는 정치적 상황은 후보와 캠프를 깊은 고민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박근혜 ‘반전 카드가 없다’

박근혜 후보 캠프의 가장 큰 고민은 정체된 채 도무지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는 지지도이다. 한 때 40% 후반~50% 초반을 넘나들며 ‘대세론’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문재인·안철수 등 범야권 후보의 등장 이후 40% 초반대로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박 후보의 현 지지도는 새누리당 지지자와 보수, 50~60대 등의 콘크리트 지지층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며 “중도층과 젊은 계층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박 후보 캠프도 이런 상황에 대해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지만 마땅한 묘책이 없어 보인다. 캠프 관계자는 “야권의 단일화는 우리 영역 밖의 일이 아니다. 두려운 부분은 지지도가 이대로 굳어지는 것”이라며 “반전을 꾀해야 하지만 마땅히 꺼낼 카드가 아직 없어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박 후보와 친분이 있는 한 대학교수는 “이번 대선은 정책이나 정당 선거가 아닌 이미지 선거로 흘러가고 있지만, 박 후보는 여전히 보수·불통의 틀을 벗지 못하고 있다”라며 “진정한 쇄신과 혁신의 모습으로 중도·젊은층에 감동을 줄 수 없다면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돌발 변수를 막아라’

문 후보 캠프는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반드시 그리고 당연히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문 후보의 핵심 관계자는 “문 후보와 안 후보 모두 단일화하지 않으면 (선거를) 이길 수 없다는 현실을 잘 알고 있다”라고 전제한 후 “우리는 오히려 안 후보에 대해 걱정 안 한다. 오히려 우릴 돕고 있다”고 말했다.안 후보가 중도층과 30~40대의 지지도를 묶어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캠프에선 단순·기계적 단일화가 아닌 감동을 주는 단일화 방안을 찾고 있다”라며 “늦어도 11월 중순경이면 단일화가 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문 후보 캠프는 오히려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를 내심 걱정하고 있다.

캠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문 후보 개인으로 인한 변수는 크게 없다”라며 “다만 문 후보 주변 인물 가운데서 악재가 터질지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후보가 ‘용광로 선대위’를 꾸렸지만, 말이 용광로이지 연합군이다”며 “다양한 계파와 성향의 사람이 광범위하게 모여 있다보니 언제 어디로 돌발 악재가 발생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안철수 ‘창과 방패가 없다’

“선대위 구성을 보고 앞으로 쏟아질 검증과 정치공세를 어떻게 버텨낼지 미지수다.”

안 후보 캠프 사정에 밝은 한 정치인은 “안 후보는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지만, 정치 현실은 아직 달라진 것이 없다”라며 “정당이란 거대 정치세력의 조직적 공세를 어떻게 이겨낼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캠프 내에 크건 작건 선거를 직접 치르거나 관여했던 사람이 거의 없다”라며 “끝까지 선거를 치를 생각이 있는지 마저 의심이 든다”고 했다.

실제로 안 후보는 지난 추석 전 아파트 다운계약서나 논문 표절 논란이 불거질 당시 캠프에선 ‘방어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다. 추석 이후 안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 후보는 그동안 메시지 하나만 던지고 국민의 반응을 보는 신비주의적 행보를 했지만, 출마를 선언한 이상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날카로운 공세를 직접 몸으로 받아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를 막아낼 방패와 갑옷이 없다면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치권의 시선이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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