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이 78일여 남은 시점에서 여야 대선후보들이 한가할 틈 없는 한가위를 보내며 지지율 확보에 총력을 다했다. 왼쪽 사진부터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1일 오전 서울 논현동 영동119안전센터를 방문, 앰뷸런스에 탑승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한가위 연휴 마지막 날인 1일 부산 서면 롯데시네마에서 김기덕 감독 영화 피에타를 관람하기 전 시민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1일 오후 성남 국군수도병원을 방문, 병실을 찾아 입원중인 장병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18대 대선의 첫 번째 바로미터인 ‘추석민심’을 잡기 위해 후보들은 연휴 동안 휴식을 취하면서도 일정을 소화하는 ‘정중동’의 행보를 펼쳤다. 특히 연휴 직후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판세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후보들은 민생 행보와 조직 정비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양로원과 경찰청·소방서 안전센터를 찾아 추석민심을 청취했다. 박 후보는 연휴 첫날인 지난달 29일 서울시립 고덕양로원을 찾아 가족 없이 추석으로 보내는 노인들을 위로했다. 박 후보는 이 자리에서 “어르신들이 노후에 편안하고 건강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어르신들의 생활이 좀 더 안정되고 소득이 개선될 수 있도록 앞으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1일에는 서울경찰청 112종합상황실과 강남소방서 영동119안전센터를 잇달아 방문해 휴일에도 근무하는 당직자들을 격려했다. 박 후보는 “국가 책무 중 제일 중요한 것이 시민 안전인데, 휴일도 잊고 묵묵히 365일 안전파수꾼으로 시민을 지켜주는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민생 행보와 함께 박 후보는 추석 직후 행보에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휴가 끝난 뒤 선대위원장과 국민대통합위원장 인선을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진 박 후보는 외부 인사 영입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실제로 박 후보는 지난달 28일 대구에서 “추석 연휴 때 외부 인사 영입에 대한 구상을 많이 할 것”이라며 “100% 국민대통합위원회에 외부 인사들을 모시려고 연락을 많이 드리고 있다”고 밝히는 등 추석 연휴가 끝나면 추가 인선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 같은 구상은 박 후보가 최근 과거사 인식 논란으로 야기된 지지율 하락은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수습됐다고 판단, 추석 이후 대선 정국 탈환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추석인 지난달 29일 오후 경남 양산 선영을 찾아 성묘한 데 이어 30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에 위치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별다른 인사를 대동하지 않은 채 비공개로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찾았다.

문 후보는 이날 묘역을 방문한 참배객들과 악수를 하며 “추석에 이렇게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줘 고맙다”며 인사를 나눴다. 진선미 대변인은 “성묘를 하는 마음으로 참배하고 싶다는 문 후보의 뜻에 따라 공식 의전 행사가 아닌, 명절을 맞아 성묘하듯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문 후보의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는 지난달 16일 후보 확정 이후 처음 이뤄진 것으로, 박근혜·안철수 후보에 이어 가장 늦은 방문이다.

그동안 문 후보는 당내 계파를 없애는 ‘통합 행보’를 중시하면서 노 전 대통령 묘역 방문을 미뤄왔다. 문 후보는 참배가 끝난 뒤 민홍철 의원(김해갑), 신라대 정홍섭 총장, 마을 주민 등 20여 명과 대화를 나누며 “앞으로 남은 과제들을 차근차근 풀어나가 연말 대선에서 꼭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1일에는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를 찾아 가족과 지인, 시민과 함께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를 관람하고 지역민심을 청취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는 연휴 기간 동안 ‘민주캠프’, ‘시민캠프’와 함께 선대위의 3대 축으로 불리는 ‘미래캠프’ 구성 작업에 골몰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래캠프는 문 후보가 제시한 ‘다섯 개의 문’의 청사진을 그리는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며, 이르면 이번 주 내로 주요 인선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지난달 29일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 위치한 고(故) 김근태 전 민주당 상임고문, 전태일 열사와 그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 조영래 변호사 등의 묘소를 참배했다. 이날 참배는 예정에 없던 일정으로 정치권에 GT(김근태)계 인사들이 넓게 포진해 있는 상황에서 야권후보 단일화를 겨냥한 행보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안 후보는 서울 노원소방서를 방문해 근무 중인 소방관들을 격려한 데 이어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지구대를 찾아 연휴에도 근무하는 공무원들을 격려했다. 안 후보는 지구대원들이 착용하는 경찰조끼를 입고 순찰차를 탄 뒤 지구대 관할지역을 10여 분간 지구대원들과 함께 순찰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방문을 마친 뒤 “추석인데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고생하시는 분들을 찾아뵙고 감사 말씀을 전했다”며 “모두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표정이 밝아 놀랍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1일에는 성남의 국군수도통합병원을 방문해 입원 장병을 위로하고 근무 장병들을 격려했다. 이는 자신의 군의관 경력을 내세우면서 국가관을 자연스럽게 부각시킨 일종의 ‘안보 행보’로 보인다.

한편 안 후보는 추석 이후 민주당의 표밭인 호남지역을 방문하는 등 전국 투어를 통해 본격적인 지역민심 청취와 함께 정책 행보에도 무게를 둘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는 순차적으로 분야별 정책을 제시하는 데 이어 11월 10일께 종합적인 공약을 발표할 계획이다.

또 연휴 직전 불거진 다운계약서 논란 등 검증 공세 대응 방안 마련에도 부심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추석 이후 안 후보가 갖고 있는 정책 및 비전을 보여주는 데 주력하면 검증 공세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이병욱 기자 shoda@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