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이 18일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에서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만의 참가로 단독 상정된데 대해 민주당, 자유선진당 등 야권이 절차상의 문제점을 들어 ‘원천무효’를 주장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소속 박 진 외통위원장은 이날 오후 한나라당 의원들만 참여한 회의에서 비준안을 상정해 법안심사 소위로 넘겼다.

이로써 비준안은 외통위에서 정식 논의가 시작됐고 상임위 의결, 본회의 의결 절차를 남겨 놓게 됐다.

그러나 야권이 비준안 상정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하는 상황이어서 나머지 절차들의 난항이 예상되며 특히 본회의 의결이 이뤄질 경우 여야 간 격렬한 충돌도 예상된다.

여야는 이날 비준안 상정을 놓고 국회 본청 외통위원회 앞에서 격렬한 몸싸움과 거친 욕설을 주고받는 등 아수라장을 연출해 18대 국회 들어 최악의 상황을 연출했다.

한나라당은 비준안이 적법절차를 거쳤음에도 야권이 폭력을 동원해 국회를 무법천지로 만들었다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여당이 수적 우세를 무기로 예산안에 이어 비준안도 밀어붙이기를 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민주당 박병석 의장은 ‘비준안 상정시 장외투쟁’을 언급하는 등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자유선진당은 외통위 회의가 오후 2시에 시작하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그 이전에 자당 소속 의원들로만 비준안을 상정했다고 주장하며 원천 무효를 주장했다.

민주당은 비준안 상정 이후 의총을 통해 “오늘 한나라당은 전쟁선포에 이어 국회를 전쟁터로 만들고, 한미 FTA 비준안을 날치기 상정했다. 이것은 명백한 불법행위이며 원천무효”라면서 “민주당은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주저함 없이 결연하게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강력한 장내외 투쟁을 선언했다.

선진당도 이날 소속 의원 전원 명의의 성명서를 통해 “의회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는 나라에서는 결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폭거다. 게다가 한나라당의원들은 오후 2시 이전에 FTA안을 상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위원들에게 통지된 회의시간 이전에 회의를 개최한 것은 중대한 절차적 하자로서 무효”라고 주장했다. 서울=김종원 기자 kjw@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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