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태풍이 거세게 불면서 지역 내 자영업자 및 공부하는 직장인, 이른바 ‘샐리던트(샐러리맨과 스튜던트의 합성어)족’들이 늘고 있다.

이들이 열공열풍에 동참하게 된 계기는 모두 제각각.

일부는 몸값을 높여 더 나은 직장으로의 이직을 위해, 승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또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등 이유도 다양하다.

의류업에 종사하고 있는 조 모(58·여) 씨는 지난 수시 2학기 1차 모집에 지원해 대전지역 한 대학 패션 관련 학과에 합격했다.

수십 년 만에 학업을 다시 시작한 조 씨는 대학에서 패션을 배우면 의류매장 매상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자녀들 학업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자신을 돌볼 틈이 없었던 조 씨에게 불황은 자기계발의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조 씨는 "매상이 떨어져 걱정을 많이 했는데 아이들이 대학진학을 권했다"며 "대학에서 패션을 배우면 좀 더 전문적인 매장 운영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진학 소감을 밝혔다.

불황 극복을 위한 자기계발은 자영업자 뿐 아니라 직장인들에게도 퍼지고 있다.

IT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강 모(39) 씨는 3개월 전부터 CCNP (Cisco Certified Network Professional : Cisco 인증 네트워크 전문가) 자격증을 따기 위해 퇴근 후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고 있다.

IMF 외환위기 당시 다니던 회사가 부도나면서 실직한 경험이 있는 강 씨는 최근 상황을 보면서 제2의 IMF라는 표현을 쓴다.

강 씨는 "언제 실직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보험 가입하는 기분으로 자격증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의 한 유통업체에 근무하는 정 모(29) 씨는 지난 1일부터 외국어학원에서 영어회화 강의를 수강하고 있다.

입사 2년차인 정 씨는 "직장 동료들 사이에 외국어와 자격증 붐이 일고 있다"며 "어려운 시기에 뒤쳐지면 해고당할까 걱정된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따라 최근 자격증 및 외국어 학원업계는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전년대비 일반인 수강생 증가율이 10~20% 상승했다고 전한다.

한 대학부설 어학원의 경우 지난해에는 일반인 수강생이 거의 없었는데 올해 들어 전체 수강생 중 10% 정도가 일반인 수강생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 학원가는 경기침체로 인한 불안한 심리가 자격증 취득 등 자기계발로 이어지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천수봉 기자 da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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