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 일왕이 지난 8일 ‘일왕가(日王家)는 백제인의 후손’임을 천명했다는 기사가 실린 니혼게이자이 신문. 충남도 제공

패망의 역사로 폄훼된 백제사의 재정립을 선언한 ‘2010 세계대백제전’의 의미를 더하는 낭보가 전해졌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 아키히토 일왕이 지난 8일 공식석상에서 약 9년 만에 일왕가(日王家)는 백제인의 후손임을 재천명했기 때문이다.

아 키히토 일왕은 이날 일본 나라현에서 열린 ‘제1회 동아시아 지방정부 회합’에서 “‘속일본기’에 의하면 간무일왕 생모는 백제 무령왕을 선조로 여기는 백제 도래인(渡來人)의 자손이다”라고 말했다. 간무일왕은 일본의 50대 왕으로 49대 고닌 왕과 백제의 후손 고야신립의 아들이다. 이 같은 일왕의 발언은 충남도에서 열리고 있는 ‘2010 세계대백제전’ 의미와 맞물려 새삼 주목받고 있다.

실제 일왕은 지난 2001년 12월 23일 63세 생일을 앞두고 “간무일왕의 생모가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고 ‘속일본기’에 기록돼 있기 때문에 깊은 연고를 느낀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후 백제와 관련 발언을 삼가던 일왕이 이번 동아시아 지방정부 회합 행사 중 하나인 헤이죠(평성)천도 1300년 기념축전 자리에서 이례적으로 일왕가가 백제인의 후손이라는 입장을 재천명한 것이다.

일 각에서는 일왕의 백제후손 발언과 이른바 일선동조론(日鮮同祖論)의 연관성을 지적하는 시선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부여·공주·논산 일원에서 펼쳐지는 세계대백제전 기간 중 전해진 일왕의 이날 발언을 통해 1400년 전 개척정신을 바탕으로 문화강국을 이룩한 백제의 실체를 새삼 확인한 셈이다.

이와 관련, 양기석 충북대 역사교육학과 교수(백제학회 전 회장)는 “백제계 이주민들이 일본 고대국가 형성에 크게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라며 “백제왕실 차원에서 일본 왕가와 혼인관계를 맺은 결실 중 하나가 간무일왕이다”라고 설명했다.

일왕의 발언과 관련해 홍만표 충남도 동아시아 팀장은 “지난 2008년 11월 백제사에 조예가 깊은 우에다 마사하키 교수에게 일왕이 백촌강, 성왕, 무령왕 등 백제와 관련된 질문을 던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헤이죠천도 1300년과 대백제전의 연관성을 의식한 부분이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제1회 동아시아 지방정부 회합에는 △한국의 충남도, 경기도, 전남도 △중국의 안후이성, 하이난성 △일본의 시즈오카현, 구마모토현, 후쿠이현 등 6개국 34개 지자체가 참석했다.

서희철 기자 seeker@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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