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 에너지 공급량 및 폐기물 배출량, 기업 판촉물 등 대전지역의 실물경제와 관련된 다양한 ‘배후(?) 지표’가 경기침체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15일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소비심리 위축과 내수 부진, 투자 감소로 각 기업들이 내핍경영에 돌입하면서 매년 이맘 때 거래처 등에 증정하는 단골 판촉물인 달력·다이어리 제작을 줄이고 있다.

비용 절감에 나선 기업 중 일부는 판촉물 제작을 전면 중단했고, 대부분 20~30% 정도 수량을 줄여 지역 인쇄업계는 예년과 같은 연말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생산활동 저하와 관련된 지표로는 에너지 공급량과 폐기물 배출량 등을 꼽을 수 있다.

대덕산업단지 내 17개 제조업체에 스팀공정 열에너지를 공급하는 대전열병합발전㈜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10~20% 공급량이 줄었다.

대전열병합발전㈜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는 업체들은 제지·전자·화학·음식료 업종으로 내수 부진에 따른 생산 감소로 에너지 사용량이 줄고 있는 것.

생산량 축소로 그에 따른 부산물이 줄어들며 폐기물 배출량에 영향을 미쳐 대덕산업단지 폐수종말처리장과 폐기물 소각·매립장 반입량은 전년 대비 30% 가까이 줄었다.

폐기물 처리업체인 D사 관계자는 “자동차부품·제지 등의 업종에서 생산라인을 축소하거나 휴업에 들어간 업체들이 나오고 있어 내년 초에는 폐기물이 눈에 띄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기불황의 단면은 ‘재고율’에서 절정에 이른다.

국내 제조업의 재고율이 10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118.7%로 1999년 2월 121.4% 이후 9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았고, 이 같은 상황은 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99.4%였던 재고율이 6개월 만에 19.3%포인트나 급증한 것은 주로 반도체·화학·자동차 등의 업종에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데 기인한다.

대덕산업단지관리공단 관계자는 “일부 업종의 경우 올 4분기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40%선에 머물며 전기·수도 사용량과 폐기물 배출량이 절반가량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일 기자 orial@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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