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간첩소탕작전에 참여해 총격전을 벌였던 한 경찰공무원이 자신의 몸에 총알이 박힌 것도 모른 채 생활해 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대전지방경찰청 정부대전청사경비대 송균헌(43·사진) 경위 우측 어깨 부위에 총알이 박힌 사연은 1995년 충남 부여군에 침투했던 무장간첩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사건은 1995년 10월 24일 충남 부여군 석성면에 위치한 정각사에서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린 간첩 2명이 군·경에 의해 1명이 생포되고, 1명이 사살됐다.

당시 부여경찰서에 근무했던 송 경위는 현장에 즉시 출동했고, 24일 오후 4시경 석성저수지 아래 숨어 있던 남파간첩 김동식을 발견, 나성주(순직) 순경과 교전을 벌였다.

불과 10여m를 사이에 두고 수십 발의 총알이 오고 갔고, 이 와중에 김 씨가 쏜 총알이 송 경위의 우측 어깨부위에 박혔다.

그러나 동료 경찰의 죽음과 긴박한 상황에서 자신의 상처 따위는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던 송 경위는 적기에 치료를 받지 못했다. 당시에 지혈만 한 상태에서 다시 출동과 대기를 반복해야 했던 송 경위는 단지 관통상으로 여겼던 것이다.

송 경위는 "당시 옆에서 같이 교전을 벌였던 동료 경찰이 죽고, 도주한 간첩 1명을 수배하는 상황에서 내 상처를 돌 볼 여유가 없었다. 인근 병원에서 X-레이를 촬영했지만 총알을 발견하지 못하면서 관통상으로만 알고 살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가끔 어깨가 뻐근했지만 총상 후유증 정도로만 생각했다. 얼마 전 직장검진을 받고 나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됐다"고 겸연쩍은 웃음을 보였다.

95년 부여 무장간첩을 잡은 공로로 1계급 특진과 함께 인헌무공훈장을 수여받은 송 경위가 15일 찾은 곳은 대전의 모 종합병원.

총알 제거수술을 상담받기 위해 병원에 들른 송 경위는 "부여에 침투한 간첩을 생포하고, 사살하는 데 1등 공훈을 세웠지만 동료 경찰 2명이 순직한 상황에서 내 상처를 돌보고 내 공을 높일 순 없었다"며 "수술이 잘돼서 빠른 시일 내에 현장에 복귀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