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대폭인 1.00%포인트 인하 결정을 내리면서 금융 위기와 경기 침체에 대한 적극적 부양 의지를 보였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지난 10월 초 5.25% 이후 불과 2개월여 만에 2.25%포인트나 떨어진 3.0%까지 내렸다.

이 같은 한은의 초강수 금리정책은 실물 경제 위기감 속에 내년도 실질 경제 전망이 마이너스 성장설까지 나오는 현재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통한 강력한 대응을 의미한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이날 “우리 경제가 상당기간 아주 낮은 성장에 머물 것”이라며 “세계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기간에 대해 6개월부터 2년까지 다양하게 나오고 있어, 국내 금융시장도 1~2개월 내 진정된다고 자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미국과 유럽 등 세계의 주요 중앙은행들이 지속적으로 금리를 대폭 인하하고 있어 한은 역시 이에 동조해야 하는 외부적 요인도 작용했다는 판단이다.

유럽중앙은행은 최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하해 2.5%까지 낮췄고, 영국도 2%로 내린 상태다.

그러나 이번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책정은 이미 인하를 예상했던 전문가들조차 고려하기 힘든 파격적 인하다.

이 총재는 “국내경기가 최근 2~3개월 동안 급속히 나빠지고 설비투자와 소비는 더욱 어려워진 데다 꾸준히 증가했던 수출도 지난달 예상보다 빠르게 감소했다”며 “앞으로 경기가 상당한 정도로 나빠질 게 확실하다면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조치로 실물경기에 다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날 담보대출 금리를 좌우하는 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 금리(CD)는 전날보다 0.69%포인트 급락한 4.75%까지 떨어지며 2년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극심한 침체를 보이고 있는 부동산 시장 역시 당분간은 자금사정의 어려움이 계속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금리인하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한은의 이번 인하조치가 별다른 시장 효과를 보지 못하고 내년에 본격적인 침체를 맞을 경우 추가 인하에 부담을 가질 수 있다는 우려도 보였다.

이에 이 총재는 “경기가 급속히 나빠질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금리를 몇 번씩 나눠서 인하하는 것은 좋은 정책이 아니다”며 “앞으로 세계경제와 한국경제가 예상보다 더욱 나빠질 경우 항상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밝히며 추가 인하의 가능성도 있음을 내비쳤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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