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과 충북대 등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최종 합격자 발표를 둘러싼 후유증이 일고 있다.

서울권 대학 출신들의 독식현상이 두드러지며 지역균형 발전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대두되고 있는 것.

일각에선 학교 경쟁력 강화를 빌미로 지방대 스스로 지역 인재를 외면했다는 냉소적인 반응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선발권 갖고도 사시합격률보다 낮은 로스쿨 합격률=충남대에 따르면 지난 5일 발표한 합격자 100명 가운데 충남대 출신은 단 10명에 그쳤다.

정원 100명 가운데 서울대 22명, 고려대 13명, 연세대 8명, 서강대 7명, 이화여대 6명 등 서울 소재 대학 출신자만 71명(71%)에 달했다.

충북대도 전체 합격자 70명중 충북대 출신이 7명(10%)에 그쳐 수도권 대학 출신들이 상당수 합격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본보가 전국 25개 로스쿨 가운데 합격자 출신대학을 밝힌 로스쿨을 분석한 결과, 충남대는 자체 로스쿨 합격생을 제외하면 여타 시·도 로스쿨에 합격자가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 25개 로스쿨 대학 합격생 2000명 중 단 10명(0.5%)에 불과한 수치. 이는 올해 전국 사법시험 합격자 1005명 가운데 충남대 출신 합격률 0.7%(7명)보다 낮다. 학생선발권을 갖고도 사법시험 합격률보다 낮은 결과를 만든 셈이다.

◆지역 법조인력 양성 역행 우려=가장 큰 문제는 로스쿨 권역 출신 합격생의 기근현상이 빚어지며 지역 법조서비스를 담당할 인력 양성에도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수도권 출신 학생들은 졸업 뒤 연고지인 수도권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같은 지방대이면서도 부산대는 120명 정원에 34명(28.3%), 전남대는 1209명 정원에 31명 (25.8%)을 각각 동일 대학 출신에서 선발해 단위대학별로는 가장 많은 인원을 뽑았다.

또 경북대도 정원 120명 중 경북대 출신 23명을 포함해 동일권역 내에서 24.1%인 29명을 선발하는 등 대부분 지역 안배를 어느 정도 고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충남대는 자체 졸업생은 10%에 머문데다 로스쿨 권역 가운데 한남대 등 여타 대학 출신은 단 한 명도 합격자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KAIST 9명이 대전·충남 소재 대학 출신으로 유일하다. 일각에선 충남대가 로스쿨 전환으로 올해부터 법학부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는데다 여타 권역 내 대학 법정계열들도 로스쿨 졸업생이 처음 배출되는 2012년을 전후해 생존 여부가 불투명해 향후 지역 법률 서비스 확대란 취지와 상반된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충남대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이석 기자 abc@cctoday.co.kr
최현애 기자 cch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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