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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28 [봉평]메밀꽃 필 무렵 그곳에 가면 문학에 취한다
강원도 평창군 해발 700m 봉평마을엔
소금을 뿌린 듯한 메밀꽃이 흐드러진다
그 눈꽃은 가을의 전령으로 다가와
그윽한 문학의 향기로 피어오른다

내달 6일부터 열리는 이효석문화제는
꽃과 추억과 문학의 향수를 가득 담아
세월을 뛰어넘는 감동의 세계로 이끈다

지금 봉평에 가면 가을이 탐스럽다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니 한여름 뜨겁게 달궈진 태양은 어느덧 저만치 멀어지고 높고 청명한 하늘이 시원함을 전해준다.

가을이다.

귓가를 간지럽히는 선선한 바람과 코끝을 스치는 풀내음으로 인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지는 계절. 소달구지 지나가고 송아지 울고 물레방아 돌아가는 정겨운 옛 고향집 마당이 무척이나 그리워지는 계절. 늘 다음으로 미뤄왔던 가을여행, 이번 가을엔 도심에서 벗어나 연인 혹은 가족과 함께 가을바람을 타고 여행을 떠나보자. 희디흰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엔 가을이 주는 최고의 선물들이 나들이객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다.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해발 700m의 고지에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면 장거리 여행이라고 마다할 순 없다.

ㅤ▲메밀꽃과 함께 피어나는 문학이야기 '이효석 생가마을'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 가산 이효석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 중에서

가을의 문턱이면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 된 봉평면은 눈부시게 흰 메밀꽃으로 화려하게 물든다. 눈꽃처럼 피어난 하얀 메밀꽃 세상을 거니는 것 자체가 '숨이 막힐' 듯한 아름다움이다. 붉게 물드는 황혼을 등지고 메밀꽃밭이 주변을 둘러싼 봉평 개울 섶다리를 건너면 마치 한폭의 그림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에 빠져든다.

허생원과 성 씨 처녀가 정을 나눴던 물레방앗간을 지나 흐드러진 메밀꽃 길을 걷다보면 고향의 옛스러움이 고스란히 간직된 이효석의 생가터에 이른다. 이곳엔 옛모습 그대로 간직된 이효석의 생가뿐 아니라 그가 평양에서 살던 푸른집과 북카페, 집필촌 등이 함께 조성돼 있다. 향토적인 정서표현과 구체적이고 유려한 작품세계를 보여준 이효석의 소설은 이곳, 봉평에서 절정을 이뤘다. 1930년대의 소설 속 배경이 오롯이 남아있는 생가마을 풍경을 따라 거닐면 옛사랑을 추억하는 허생원의 정취를 곳곳에서 마주하게 된다.

ㅤ▲가산의 발자취 따라 '이효석 문학관'과 '효석·문학숲 공원'

이효석의 생가가 복원된 마을 옆에는 그의 생애와 문학세계를 엿볼 수 있는 '이효석 문학관'이 위치해 있다.

문학관에는 고향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을 간직했던 이효석의 삶이 그대로 살아 숨쉬고 있다. 그의 흔적을 시대별로 정리한 이효석 연보를 비롯해 자연인 이효석의 삶, 집필실이 그모습 그대로 옮겨진 창작실, 이효석 문학지도, 대표작 메밀꽃 필 무렵 등이 깔끔하게 꾸며진 전시실 내부를 채우고 있다.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관람객을 위해 문학체험이 가능한 문학교실도 운영 중이다. 다채롭게 꾸며진 전시실 주위에는 문학정원, 메밀꽃길, 오솔길을 갖춘 문학동산이 자리해 관람객들의 즐거운 이야기 꽃이 피어난다.

문학관을 나와 산길을 따라가다보면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이 모형으로 재현된 효석·문학숲 공원이 시원한 산바람을 맞고 있다. 봉평이 한눈에 들어오는 산중턱에 자리잡고 있는 이곳은 이효석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조성됐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소설 속 주인공들의 모형을 따라 걷다보면 소설 속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진다. 다만 도로공사가 완료되지 않아 산을 오르는 길이 어렵고 공원 내 조형물들도 아직 완성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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ㅤ▲즐거움과 감동의 시간속으로 '효석문화제'


가을이면 화려하게 피어나는 메밀꽃과 때를 같이해 봉평에선 한바탕 축제가 펼쳐진다. 주민들이 십시일반 힘을 모아 이효석을 기리기 위해 개최하던 '효석문화제'는 현재 강원도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효석문화제는 가산 문학의 감동과 그 속에서 이야기하는 메밀꽃과 추억들, 그리고 봉평만이 지닌 토속적인 모습들이 담아진다.

내달 6일부터 15일까지 열흘간 펼쳐지는 효석문화제를 위해 평창군은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를 다함께 누릴 수 있는 다양한 공연과 체험행사를 준비했다. 행사기간 동안 널뛰기, 줄넘기, 고무신끌기, 비석치기, 굴렁쇠놀이, 제기차기 등 옛 추억을 되새겨볼 수 있는 민속놀이는 물론 나무다리·섶다리·돌다리 건너기, 물가쉼터 등 시원하게 발을 담그고 고향의 향수를 달래는 체험의 장도 마련됐다. 또 맷돌마당, 도리께마당, 전통찰떡치기를 즐기며 전통 메밀음식을 만들어보는 전통재래장터와 봉평의 어제와 오늘을 추억해보는 각종 문학 전시장이 관람객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평창군은 이밖에도 이효석의 작품을 낭독하는 문학의 밤과 서정과 흥겨움의 한마당 노래가 펼쳐지는 무대콘서트, 사물놀이, 전통국악 들소리 공연, 타악공연이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국악공연 등 다양한 공연을 준비해 나들이객들에게 아름다운 가을의 한때를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찾아가는 길

중부고속도로 호법분기점→ 영동고속도로(강릉방향) 진입→ 면온IC 혹은 장평IC에서 봉평방향 6번 국도 진입→ 효석문화제 행사장


진창현 기자 jch8010@cctoday.co.kr

사진=신현종 기자 shj0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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