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값은 황금알… 충청지역 가장 많이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여파로 계란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지만, 닭고깃 값은 폭락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계란 한판(30개)의 소비자가격은 이달에만 20% 급등했다. AI의 급속한 확산으로 산란계(알 낳는 닭)가 큰 피해를 입은 데다, 계란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내달 설(1월 28일) 연휴 기간이 되면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AI의 영향으로 수요가 크게 감소한 닭고기 가격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생계(중·1㎏ 기준) 도매가는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1890원이었으나 지금은 1390원으로 26.5% 폭락했다.

실제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백숙용 생닭 가격도 지난달 말에는 ㎏당 5980원이었지만, 지금은 4980원으로 가격이 16.7% 하락했다.

AI 여파로 소비가 위축돼 닭고기를 찾는 소비자가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닭고기 가격은 최근 수요 감소로 급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달 중순쯤에는 육계 공급량 부족으로 가격이 30% 가량 오를 전망”이라며 “내달 말 명절(설)이 다가오면 수요가 늘기 때문에 가격이 더 상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에서 계란값이 가장 많이 오른곳은 충청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난 26일부터 사흘간 전국 마트와 계란유통업체 등 67개소를 대상으로 가격 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전의 계란 가격은 평상시 대비 200%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AI 피해를 크게 입은 충북과 충남지역도 각각 150%, 120%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18.7%)와 경기(15.7%), 광주(13.8%) 등은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낮았다.

공급 감소로 전반적인 계란 가격은 상승했지만 지역별로 수급 상황은 크게 달랐다. 경북, 전남, 대구, 부산 등은 AI 피해가 크지 않아 수급이 안정적이지만 경기, 충청, 서울, 울산 등은 피해가 커서 수급이 불안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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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란계도 전멸위기… 닭이 먼저일까 알이 먼저일까








역대 최악의 AI가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의 가금류 수의사들로 구성된 한국가금수의사회가 정부에 살처분 정책과 백신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22일 대전 유성 라온컨벤션에서 열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조기종식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한 한국가금수의사회 수의사들과 농식품부 관계자들이 AI 피해양상과 대처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알 낳는 닭 5마리 중 1마리 이상이 도살 처분돼 '계란 대란'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천안지역의 경우 사육 중인 가금류 절반 이상이 살처분 되거나 살처분이 예정된 가운데 산란계는 사실상 전멸 위기에 처했다. 이 지역 가금류 사육두수는 산란계 267만 마리, 육계 185만 마리, 토종닭 77만 마리, 오리 28만 마리 등 총 607만 6000마리다. 이중 22일 현재 31개 농가의 AI 발생과 예방 살처분 16개 농가를 포함해 살처분이 되거나 살처분 예정인 가금류는 309만 마리에 이른다. 특히, 살처분 및 살처분 예정인 가금류 중 산란계는 262만 마리를 넘어서며 통계상 천안에 남는 산란계는 5만 1000마리에 불과하다. 시는 살처분을 위해 2058명의 인원과 145대의 대형장비를 동원했으며, 방역초소는 20개소로 증설했지만 AI 확산을 막지는 못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보면 그 피해는 상당하다. 이미 전체 사육대비 38.6%에 해당하는 32만7000 마리의 산란종계가 도살 처분됐다. 당장 알 낳는 닭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병아리가 닭이 돼서 알을 낳을 수 있게 되기까지의 적어도 6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계란 부족 사태는 내년 6월까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 기초 소독 미흡이 충남도내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고병원성 AI(N5H6) 확진 농가를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농장의 소독제 사용실태에서 근본적인 문제가 발견된데 따른 것이다.

22일 국회 위성곤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고병원성 AI 확진농장의 사용소독제 내역’에 따르면 충남도내 고병원성 AI 확진농가 22곳 중 19곳(중복제외)이 효력이 미흡하거나 미권고된 소독제 등 부적정한 소독제를 사용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상세 내역을 보면 22개 농가 중 4개 농가가 AI 확진 당시까지 효력이 미흡한 소독제를 사용하고 있었다. 

앞서 정부는 AI의 확산을 막는 기본적 수단인 소독제의 효능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지난 1~5월 62개사, 172개의 AI 및 구제역 소독제품에 대한 효력시험을 실시한 바 있다. 그 결과 27개의 AI 소독제가 효력 미흡으로 판정돼 판매중지 및 회수 등의 조치가 이뤄졌지만, 이번 농장 역학조사 결과 도내 4개 농가에서 효력미흡 소독제가 회수되지 않고 지속 사용되는 등 그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또 16개 농가에서는 겨울철 낮은 온도에서의 효력 문제로 산화제 계열의 소독제를 사용토록 한 정부의 권고에도 불구, 산성제 등 미권고 소독제를 사용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2013년 용역을 실시한 ‘소독제 현장적용 및 유효성 평가 보고서’를 보면 산화제 계열인 NaDCC(이염화이소시아뉼산나트륨)를 제외한 대부분의 소독제가 온도가 떨어짐에 따라 효력이 저하됐다. 이에 정부는 겨울철에는 저온에서 효과적인 산화제 계열의 소독제를 사용할 것을 권장했지만, AI가 확진된 도내 가금류 농가의 대부분은 권고를 준수하지 않았다. 특히 AI 확진 농가 중 2개 농가에는 소독제 자체가 배치돼 있지 않았다는 점은 AI 기초 소독 실태의 헛점이 여실히 드러난 것을 반증하고 있다. 이에 방역당국이 농가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소독제 관리강화, 소독제 효능 및 검정강화 등 적극적인 조치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김명석기자·천안=유창림 기자 yoo77200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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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매년 되풀이되는 AI악몽 참혹”






▲ 천안 닭·오리농장 3곳에서 AI 의심 신고가 들어온 지난 15일 천안 삼거리에 설치된 거점 소독시설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차량 소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루에도 2~3번씩 소독을 했는데 도대체 왜 이렇게 반복적으로 AI가 찾아오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닭 키우는 일을 그만둘까도 생각해보지만 농장을 준비하며 빌린 정책자금이 고스란히 빚으로 남아있으니 그러지도 못합니다. 도대체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17일 천안시 동남구 동면. 이 농촌 마을의 아침을 깨운 건 포클레인의 굉음 소리였다. 농장 주인은 11만 8000마리의 산란계 닭이 살처분되는 광경을 바라보지 못하고 연신 한숨만 내뿜는다. 

AI 발생농가들의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동이 제한되다보니 가족과도 생이별이다. 생필품은 방역초소까지 친인척들이 배달해 준다. AI가 발생하더라도 보상을 받으니 방역을 게을리 한 거 아니냐는 왜곡된 시선도 견디기 힘들다. 농장을 그만둘까도 생각하지만 수억 원에 이르는 은행대출이 발목을 잡는다. 무엇보다 원인을 알 수 없다는 게 답답한 노릇이다. 매년 반복되는 AI에 가금류 사육 농가들의 시름은 깊어가고 있다. 

살처분과 매몰을 하는 방역당국도 고통스러운건 마찬가지다. 

천안시청 김종형 팀장. 아침 7시에 나와 밤 12시가 돼야 퇴근을 한지가 벌써 2주를 넘어서고 있다. 주말을 반납한지도 오래다. AI가 발생하기 전에는 예방 때문에, 발생하고 나면 뒤처리를 해야 하는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벌써 몇 년째 반복되는 AI에 겨울이 지긋지긋하기만 하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AI. 특히 올해는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다보니 김 팀장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실제, 천안시 동남구 성남면의 산란계 농장에서 AI가 발생한 건 지난 15일이다. 천안에서만 17일 현재 17건이 발생하다보니 인력과 장비가 모두 부족하다. 그렇다보니 이 농장의 매몰작업은 발생 이틀 후인 17일이 돼서야 진행됐다. 

"인력구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동시다발적으로 AI가 발생하다보니 지도감독도 어렵고요. AI발생 현장은 아수라장이에요. 멘붕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거 같네요." 천안=유창림 기자 yoo77200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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