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계가 지난 정권에서 임명된 기관장들의 교체 바람에 휘청이고 있다. 최근 다수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기관장이 줄줄이 중도 낙마하면서 정치적 성향과 다소 거리가 먼 과학계까지 '코드인사'에 휘둘린다는 비판적 시각도 적지 않다.

10일 출연연 등에 따르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질연) 신중호 원장이 최근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임 이유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비정규직 전환과 직원 채용 과정 등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2016년 9월 취임한 신 원장은 퇴임까지 1년 6개월 정도 임기가 남은 상태다. 지질연 한 관계자는 "안팎에서 사임 의견을 전달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아직 정확하게 사표를 냈는지, 처리가 됐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기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은 전날 임기 2년을 남긴 채 퇴임식을 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KISTEP은 과학기술 분야 정책 자료를 발간하고 기술 예측·수준 조사 등을 수행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직할 기관이다. 임 원장의 퇴임 배경에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지속적인 사퇴 압박을 받았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들린다. 전 정부 때 임명된 후 석연찮게 중도 낙마한 출연연 기관장은 또 있다. 지난 2월에는 장규태 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이 돌연 사임했고, 지난달에는 조무제 전 한국연구재단 이사장도 임기 절반 이상을 남긴 채 스스로 물러났다. 이들은 모두 개인적인 이유를 들어 자진 사퇴했지만, 정부의 지속적인 퇴진 압력을 견디지 못해 퇴임했다는 것이 출연연 안팎의 견해다.

이런 의심의 배경에는 중도 낙마한 기관들 모두 지난해 말부터 국무총리실과 과기정통부의 감사를 받아왔다는 점이다. 현재 원장이 공석인 기관은 공모 절차를 거쳐 신임 원장을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출연연 한 인사는 "정권에 따라 수장도 바뀌는 게 관행처럼 여겨지지만 국가적 차원의 연구를 진행하고 전문성과 장기간 안정적인 운영이 필요한 과학기술계 수장을 손바닥 뒤집듯 교체한다는 것은 다소 상식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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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대한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 불거진 '연구원의 근무시간 중 골프 파문'이 타 정부 출연연으로 불똥이 튈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대덕특구 관련 기관 등에 따르면 ETRI는 지난달 지식경제부에 이어 감사원 감사를 연이어 받는 과정에서 소속 연구원이 근무시간 중 골프를 친 사실이 대덕특구복지센터 골프장의 과거 예약기록에서 드러났다.

감사원이 근무시간 중 골프를 친 것으로 기재된 해당 연구원들에게 사실 확인에 들어간 결과, 일부 연구원들의 경우 "자신들이 친 것이 아니다"라고 강력히 반발하면서 지난 9일부터 집중감사가 이뤄졌다.

감사원은 지난 9일 골프장 관련서류를 검토한데 이어 10∼11일 해당 골프장을 직접 방문해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특히 이번 감사 과정에서 지난 2∼3년간의 골프장 예약 내역을 확인하는 등 강도높은 감사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정부 출연연 연구원이 대덕특구복지센터 골프장에서 평일에 골프 부킹을 할 경우 일반인에 비해 26%가량 할인혜택을 받아 3만 1000원, 휴일에는 3만 4000원으로 매우 저렴한 편이지만 뛰어난 접근성으로 인해 부킹예약 자체가 어려운 상황으로 전해졌다.

대덕특구복지센터 골프장에 골프부킹을 하기 위해선 6개월마다 2500명을 선발해 부여하는 예약번호를 받아야 하고, 매주 월요일 오후 1시에 이뤄지는 인터넷 예약에 성공해야 한다.

대덕특구 관계자는 "매주 월요일 오후 1시에 실시되는 평일 인터넷 예약에 성공하기 위해선 속도가 매우 빠른 PC방에 가야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며 "대덕특구 내 위치한 데다 정부 출연연 연구원에 대해 할인혜택까지 부여하고 있어 부킹 자체가 하늘의 별"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ETRI 소속 연구원의 근무시간 중 골프 파문'을 밝히기 위해 실시된 이번 골프장 예약 관련 감사원 현장조사가 자칫 타 정부 출연연으로 확대될 수 도 있다는 우려감이 타 정부 출연연에서 나오고 있다.

정부 출연연 관계자는 "당초 평일에 대덕특구복지센터 골프장을 이용한 연구원이 수십여 명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휴가를 내거나 본인이 치지 않은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근무기강 해이' 차원에서 개인적으로 지적을 받아야 할 상황임에도 불구 자칫 정부 출연연 연구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확산될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김경환 기자 kmusic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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