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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17 ‘도박 광풍’ 교실까지 삼켰다
"섰다요? 매일해요.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 애들도 다들 할거예요.”

17일 대전의 한 고등학교 앞에서 만난 A(18) 군은 “지난 6월 학교 선배와 함께 하우스(도박장)를 접한 뒤 도박중독에 빠졌다”며 그때를 후회했다.

A 군은 “이젠 하루라도 가지 않으면 선배들이 나오라고 전화를 한다. 이제는 섰다(화투패 20장으로 하는 도박의 일종)를 끊고 싶어도 끊을 수가 없다"며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지난 2006년 '바다이야기'에 이어 또 다시 도박열풍이 지역을 강타하고 있다.

문제는 드라마, 영화 등 영상미디어의 영향으로 중장년층이 아닌 10대 학생들마저 '도박의 늪'으로 빠져 들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대전지역 중·고교의 경우 신성한 교실에까지 '화투바람'이 불고 있고, 인터넷사이트나 도박 관련 서적 등을 통해 전문도박사의 사기 기술을 배우려는 학생들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취재 결과 밝혀졌다.

대전 모 고교 1학년 B(17) 군은 "1학년은 선배들 눈치를 보느라 대부분 집에서 도박을 하지만 2~3학년들은 대놓고 교실에서 도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 근의 다른 고교 2학년 C(18) 군도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이면 교내 5층과 6층 사이에서 섰다판이 벌어진다. 기본베팅이 1만 원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판이 큰 편이다. 돈을 따기 위해서 인터넷에 올라온 사기 기술들을 검색하고 시도해봤다"며 충격적인 증언을 전해줬다.

그러나 지역 학원가에 도박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지만 이들을 관리하고, 지도해야 할 해당 학교 측은 인력 부족을 이유로 손을 놓고 있는 실정.

대전 K고교 이 모(50) 교사는 “낮에는 교내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방과 후에는 학교 주변 일대를 중심으로 순시도 하지만 인력이 부족해 현실적으로 학생들의 탈선을 뿌리 뽑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토로했다.

이 에 대해 지역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영화에 이어 드라마로 제작된 '타짜' 등 최근 도박을 미화한 영상매체들이 만연하고 있다"며 "영화가 아닌 드라마에서 도박을 하나의 직업으로 미화할 경우 윤리적 기준이 정립되지 않은 10대 학생들은 이들을 모방하려는 습성이 있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진환·천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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