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장국집 살인 용의자 ‘뻔뻔한 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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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주시 흥덕구 수곡동 해장국집 여종업원 살인사건 현장검증이 29일 실시된 가운데 피의자 현 모씨가 범행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 ||
청주 음식점 60대 여종업원 피살 사건의 현장검증이 29일 오전 흥덕구 수곡동 사건 현장 일대에서 열렸다. 검증은 범행 장소에서 200여m 떨어진 현 씨의 집에서부터 해장국집에 들어가 종업원을 살해, 자전거를 타고 도주하는 과정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검증 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이 현장에 대기했고 음식점 출입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자 인근 주민들과 지나던 차량 등이 뒤엉켜 혼잡을 빚었다. 10시 15분경 남색 점퍼를 입은 채 도착한 현 씨는 초췌한 모습과 달리 수사관들의 질문에 일일이 대답하며 태연하게 당시 상황을 재연했다.
해장국집 내부로 들어선 현 씨는 음식 주문과 금고를 뒤지는 등 범행 과정을 비교적 자세히 설명했다. 현 씨의 태연한 모습에 흥분한 일부 시민이 욕설을 퍼붓다 경찰들에 의해 급히 제지되기도 했다. 검증 중 고통을 호소하며 허리를 숙인 현 씨는 “죄송합니다. 죽을죄를 졌습니다”라며 고개를 떨구었다.
현 씨는 경찰 조사에서 ‘종업원이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아 살해했다’며 계획적이 아닌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그러나 현 씨가 범행을 저지른 후 자신이 사용했던 수저 등을 모두 수거해 달아나는 등 수법이 치밀한 점에 미뤄 금품을 노린 계획적 범행으로 보고 있다.
실제 범인은 음식점에 들어가면서 옷소매로 손을 감싼 채 문을 열었고, 범행 후 자신이 먹은 음식물을 검은 봉지에 담는 모습을 거리낌없이 연출했다. 현 씨는 지난 17일 오전 5시 50분경 청주시 흥덕구 수곡동 한 음식점에서 종업원 김모(62) 씨의 목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현금 18만 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29일 구속됐다.
김용언 기자 whenikis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