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경제진흥원장직은 스펙쌓기?
임기 4개월을 남기고 돌연 충남도 경제진흥원장이 사퇴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게다가 후임 원장 자리에 공모한 A 씨도 한 차례 선거를 준비한 경험이 있는 인물로, 임기가 3개월밖에 남지 않은 현 시점에서 진흥원장 자리에 응모한 것을 두고 일종의 ‘스펙쌓기’가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각도 나오고 있다.
24일 도에 따르면 지난 8월 27일 임기 4개월을 남기고 전임 도 경제진흥원장이 원장직에서 물러났다. 이처럼 전임 원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자리를 떠나자 사퇴 배경을 놓고 도와의 불화설을 비롯해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했다.
특히, 전임 원장이 사퇴 후 바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경제연구소를 개소하자 경제진흥원을 일종의 ‘스펙’을 쌓기 위한 자리로 활용한 게 아니냐는 시각에 무게가 실리기도 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도 관계자는 “전임 원장을 충남도가 포용하기에는 부담이 있었다”며 “자신이 원하는 연구에 전념하기 위해 사퇴한 것”이라면서 전임 원장과의 불화설을 일축했다.
전임 원장 역시 “충남도 시책을 수용하는 것보다 거시경제를 분석하는 일에 집중하고 싶었다”며 “내가 떠난다 해도 직원들이 맡은 일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고, 무엇보다 새 원장이 들어와 내년도 사업계획을 자신의 의지대로 집행할 수 있도록 적당한 기간을 남겨둬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경제진흥원장 자리가 충남도 경제를 담당하는 핵심 요직인 만큼, 다른 사정이 있어도 끝까지 임기를 지킨 후 후임에게 넘겨야 했고, 이를 처음부터 조율하지 못한 도의 실책도 크다는 게 중론이다. 또 사퇴 후 한 달이 넘도록 원장자리가 공석으로 남아 자칫 사업 추진에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감도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절차를 밟고 있는 후임 원장 공모에 대한 걱정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제진흥원이 후임 원장 공모에 들어갔지만, 이에 응한 후보가 단 한 명으로 선택의 폭이 좁은 처지다. 또 원장 후보 A 씨는 지난 2004년 총선 경선 후보자로서, 오는 2014년 지방선거를 위한 경력 쌓기의 목적으로 참여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되는 탓이다.
이와 관련 도 경제진흥원장 자리가 개인적·정치적 업적 쌓기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임명 절차와 심의 단계에서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후보에 공모한 A 씨는 “지난 2004년 총선 출마를 준비한 경험이 있다 보니 선거 때만 되면 늘 지역에서 회자하곤 했다”며 “향후 지방선거 출마입장을 정한 바는 없다. 내가 공모한 것은 경제진흥원에서 혁신적인 일을 해보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gaemi@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