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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명품목인 천연기념물 제 103호 속리산 정이품송을 아버지로 한 첫 자식인 장자목(長子木)이 처음 공개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은 23일 경기도 수원시 오목천동 시험포지에서 속리산 정이품송 소나무의 부계혈통을 이어받은 장자목을 일반에게 공개하고 세계 최초로 적용된 부계에 의한 혈통보존사업의 개가라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정이품송 장자목 58본은 평균 키 132.1㎝, 근원경 38.7㎜로 아버지를 닮아 곧은 줄기의 모습을 하고 있다.

장자목들은 DNA지문분석법을 통해 정이품송의 친자확인과 가계도 작성까지 마쳤다.

국립산림과학원 측은 "일반적으로 혈통보전을 위해 적용하는 방식은 보존하고자 하는 혈통의 나무를 어미나무로 해 동일종의 다른 개체의 화분을 공급하는 방식의 모계중심 혈통보존 방식을 적용하지만 정이품송의 혈통보존방식은 보존대상목이 가지는 역사성을 살리기 위해 세계 최초로 적용된 부계에 의한 혈통보존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또 과학원 측은 "보존목의 혈통을 보존하면서 우수한 모계의 형질이 융합되도록 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우수한 어미목을 선발했다"며 "이는 마치 왕실의 우수한 혈통을 보존하기 위해 최고의 왕세자비를 간택하는 것과 같은 형식"이라고 밝혔다.

수령 600년인 정이품송은 1980년대 솔잎혹파리 등 각종 병충해에 시달리며 수세가 쇠약해졌고 1993년 이후 세 차례의 폭설과 돌풍, 낙뢰에 가지가 부러지는 등 우아한 자태를 상실해 이를 회복시키고 혈통유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정이품송이 너무 나이가 들어 접붙이기는 어렵고 주변의 형질이 좋은 나무에서 가루받이가 된 후계목으로 정이품송 혈통을 보존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평가됐다.

특히 정이품송은 고위관직에 속하는 벼슬이 부여되는 등 의인화된 소나무로 당시의 시대배경상 정이품송의 온당한 혈통보존방법으로는 모계가 아닌 부계에 의해 대를 이어야 한다는 명제를 토대로 국립산림과학원은 지난 2001년 전국에서 선발한 형질이 뛰어난 소나무 425개체 중 가장 우수한 5개를 골라 이들 어미 소나무에 정이품송의 화분을 수정하는 '정이품송 혈통보존을 위한 혼례식'을 올린 바 있다.



한편 국립산림과학원은 정이품송의 장자목 10본을 내년 초 분양을 신청받아 엄정한 심사를 통해 역사적 의미가 있는 독립기념관, 국회의사당 등 10곳에 분양할 계획이다. 엄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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