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방사 된 수컷 KM-53…방랑 생활 즐겨 '콜럼버스 곰'

2015년 1월 태어나 그해 10월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 수컷 KM-53이 지난 22일 영동군 영동읍 화산2리에 나타나 산기슭 외진 길에 놓여 있는 벌통 6개 중 4개를 부수고 꿀을 먹어치웠다. 국립공원생물종보전원 제공

[충청투데이 박병훈 기자] 2015년 1월 태어나 그해 10월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 수컷 KM-53이 지난 22일 영동군 영동읍 화산2리에 나타나 산기슭 외진 길에 놓여 있는 벌통 6개 중 4개를 부수고 꿀을 먹어치웠다.

2004년부터 지리산에 방사된 다른 반달가슴곰의 활동 반경은 15㎞ 이내지만, KM-53은 특이하게도 떠돌이 생활을 즐기고 있다. 

이런 개체는 KM-53이 유일하다. 그래서 붙여진 별명이 신대륙을 찾아다닌다는 뜻에서 콜럼버스 곰이다. KM-53이 첫 탈출을 시도했다가 검거된 때는 2017년 6월 15일로 당시 경북 김천 수도산에서 포획됐는데, 지리산 권역을 벗어나 경남 함양과 거창을 거쳐 무려 90㎞를 이동했다.

21일 뒤인 7월 6일 지리산에 다시 방사됐지만, 일주일가량 머문 후 또다시 수도산으로 옮겨갔다가 포획됐다. 

이동과정에서 아찔한 교통사고도 당했다. 2018년 5월 5일 대전-통영 고속도로 함양분기점 인근에서 시속 100㎞로 달리는 고속버스에 치여 왼쪽 앞발이 부러지는 상처를 입었다. 지리산에서 북동쪽으로 20㎞ 떨어진 경남 산청군 태봉산에서 포획돼 치료를 받은 KM-53은 같은 해 8월 27일 그토록 가고 싶어 했던 수도산에 방사됐다.

그러나 그곳이 안식처는 아니었다. 지난해 6월 5∼6일 수도산에서 90㎞ 떨어진 경북 구미 금오산 일대에서 발견됐고, 이번에는 또 이곳에서 30∼40㎞가량 떨어진 영동에서 존재를 알렸다.

영동=박병훈 기자 pbh050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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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을 품고 도는 섬진강은 어머니의 품처럼 평화롭고 따뜻하다. 고기를 낚는 어부들의 모습이 여유로워 보인다.
형형색색이라고 했던가!

가을 지리산이 보여주는 한 폭의 수채화는 이곳을 찾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멀리서 본 모습도 나무 바로 아래 올려다본 모습도 가을! 가을이다. 이제 가을 여행은 피할 수 없는 대세다. 오래 전 책갈피에 꼽아놓았던 단풍 나뭇잎에서나 느낄 수 있었던 가을의 향수는 이제 보이는 곳, 곳곳에 내려앉았다. 붉은색, 갈색, 노란색 등 수많은 색을 논해야 가을을 말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누구나 시인이 된다는 계절 가을. 섬진강에 둘러싸인 지리산을 찾아 시간을 보낸다면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다. 당일 코스로  떠나는 지리산 여행에 대해 알아보자.


▲아름다운 강산의 만남

해발 몇 미터의 지리산. 그 곳으로 가는 길은 무척 험난하다.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소요시간은 훨씬 단축됐지만 오르고 올라야 당도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곳. 눈앞에 수려한 경관이 펼쳐질수록 일행이 탄 자동차는 더욱 끙끙거리기 마련이다. 굴곡심한 도로를 달려 인근에 도착하자 섬진강의 모습이 눈앞에 들어온다. 지리산이 가까이에 있다는 증거다.



그대 정들었으리.

지는 해 바라보며

반짝이는 잔물결이 한없이 밀려와

그대 앞에 또 강 건너 물가에

깊이 깊이 잦아지니

그대 그대 모르게

물 깊은 곳에 정들었으리. -섬진강3 중-




김용택 시인이 얘기했던 것처럼 섬진강의 풍광은 아주 특별하게 다가온다. 울창한 숲과 사막을 연상시키는 모래사장 그리고 크고 작은 바위들이 외로운 섬진강의 친구다. 그리 커 보이지 않는 어부들의 작은 배가 조용한 강물에 파장을 일으키고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의 여유 있는 모습도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자식을 위해 베풀기만 하는 마치 어머니 같은 이 강은 늘 조용히 흐르지만 곡식재배를 위한 농업용수로, 어부들의 생활터전으로 없어서는 안 될 이곳 사람들의 안식처다.


   
▲ 지리산 쌍계사는 두 계곡이 만나는 곳이라는 이름처럼 산수가 수려하다.
▲계곡의 아름다운 쌍계사


길을 따라 펼쳐진 섬진강에 흠뻑 취할 무렵 도착한 곳은 지리산 쌍계사. 절의 입구까지 펼쳐지는 아름다운 계곡이 장관이다. 크고 작은 바위들 사이로 흐르는 계곡물은 멀리서 보아도 그 속이 훤히 보일만큼 맑다. 쌍계사가 위치해 있는 지형을 살펴보면 두 계곡이 만나는 곳임을 알 수 있는데 쌍계사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여느 사찰과 비슷한 풍경이지만 절의 초입에 만나는 석탑의 모습이 매우 이채롭다. 가을단풍과 어우러져 높이 솟아 있는데 그 끝을 올려다보면 높고 푸른 가을하늘을 엿보게 된다. 오로지 산의 풍경과 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 쌍계사이다. 쌍계사를 출발점으로 2.5㎞가량의 등산로가 나 있는데 가을 등산객들에게는 이미 잘 알려진 곳이다. 불일폭포 등 지리산의 수려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왕복시간도 1시간 30분으로 비교적 짧아 가을을 만끽하기 좋다.


▲화개장터 들르는 것 잊지 마세요

여행으로 허기진 배는 화개장터에서 채우면 된다. 쌍계사에서 자동차로 약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는데 기대만큼 규모가 크지는 않다.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작은 다리가 나 있고 이를 기준으로 경상도와 전라도가 나뉜다.

다리 하나를 사이로 지역이 달라지는 것을 보면 매우 신기하다. 화개장터에 대한 기대를 많이 했다면 다소 실망하기 쉽다. 장터 크기가 그다지 크지 않은데다 여느 재래시장과 비슷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역사와 유래 그리고 장터가 상징하는 의미는 매우 크다. 전라도와 경상도에서 나오는 농산품들이 이곳에 집결 섬진강을 따라 한강까지 운반됐다. 지금은 시골할머니들과 아낙들에 의해 몇몇 점포들이 운영되고 있을 뿐이다. 다양한 국산 약재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데 화개장터에서 판매되는 약재들은 오로지 국내에서 생산되는 신토불이 약재들이다. 이곳을 처음 찾은 관광객들은 이런 질문을 하곤 한다.

"여기가 전라도에요 경상도예요."

하지만 이곳에 사는 이들에게는 지역 구분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저 섬진강을 벗 삼아 살아가는 것이 행복하고 즐거울 뿐이다.


   
▲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이 된 최참판댁도 볼만하다.
▲섬진강의 매력적인 석양 & 토지의 최참판댁


섬진강의 매력은 하류로 갈수록 더욱 짙어진다. 가을을 입은 갈대들이 나타나기도 하고 그 폭도 제법 넓어져 웅장하기까지 하다. 변화된 섬진강의 모습을 감상하며 하동방면으로 5㎞가량을 달리면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이 됐던 최참판댁이 나타난다. 배산임수, 좌청룡 우백호 지리적 입지가 명당 그 자체이다. 역사소설에 등장한 다양한 주인공이 살았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꼼꼼히 둘러보려면 약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소설 속 이야기와 만나는 재미가 무척 솔솔 한데 세트장 곳곳에 비치된 소설의 내용은 생동감을 더하게 한다.

글=김항룡 기자 prime@cctoday.co.kr
사진=김상용 기자


<찾아가는 길>

▲자가용=대전→ 대진고속도→ 단성나들목→ 칠정삼거리서 좌회전→ 옥종-월횡삼거리에서 우회전→ 위태삼거리에서 좌회전→ 횡천→ 하동읍→ 화개장터→쌍계사

이 기사는 충청투데이와 토토투어(www.tototour.net.042-252-7725)가 공동기획해 게재합니다
Posted by 대청호블루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