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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19 대포통장 덫에 빠진 서민들
장기간 경제불황으로 먹고 살기 어려워진 서민들이 푼돈을 벌려다 범죄자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실직 등으로 생활비를 마련지 못한 가장(家長)과 주부, 학비를 마련하지 못한 대학생 등이 대포통장의 유혹에 쉽게 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통장을 한 개 만들 때마다 적게는 3만 원에서 많게는 30만 원까지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만든 대포통장은 대부분 보이스피싱(금융사기) 또는 성인오락실 환전용, 대출 사기 등에 이용되고 있다.

푼돈을 받고 팔아넘긴 자신의 통장이 범죄에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보이스피싱에 사용된 통장을 1개당 3만 원을 받고 팔아넘긴 김 모(49) 씨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신용불량자인 김 씨는 지난 5월 생활정보지를 보고 대출회사에 문의를 하다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통장을 개설해 주면 1개당 3만 원씩 주겠다는 것. 당장 푼돈이 아쉬웠던 김 씨는 통장 8매를 개설해 업자에게 넘기고 모두 24만 원을 받아 챙겼다. 하지만 얼마 후 자신이 개설한 통장이 보이스피싱에 사용됐다는 경찰의 출두요구서를 받게 됐다.

김 씨처럼 대출광고를 보고 연락하다 대포통장을 개설하는 경우는 흔하다. 예전에는 점 조직을 통해 만들어진 대포통장이 유통됐다면 요즘은 생활정보지 대출광고를 통해 공공연하게 유통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대출광고 사기에 속아 통장을 업자에게 넘겼다 돈은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오히려 경찰의 조사를 받는 경우도 있다.

박 모(26) 씨는 지난 8월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 '대출필요하신 분 쪽지 주세요'란 광고를 받았다. 2개월간 실직상태였던 김 씨는 돈이 필요한 나머지 200만 원을 대출받을 수 있느냐는 쪽지를 보내고 업자는 통장 5개와 현금카드 등을 보내면 일주일 후에 대출금을 넣어주겠다고 제안했다.

돈이 필요했던 김 씨는 택배로 업자에게 통장과 현금카드를 보내고 일주일을 기다렸지만 대출금은 통장에 입금되지 않았다.

오히려 경찰서에서 성인오락실 환전용으로 통장이 쓰였으니 출두하라는 통지서만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얼마 전만 해도 대포통장의 주인 대부분이 노숙자들이었다"며 "경제가 어렵다 보니 신용불량자나 대학생, 주부들이 푼돈을 벌기위해 대포통장으로 쓰인다는 것을 알면서도 개설하고 있어 이 같은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성우 기자  scorpius7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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