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이인희 기자] 월평공원 공론화 과정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민간공원특례사업 방식이 현실적 대안이라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특히 민간특례사업을 반대하는 측이 제시하는 지자체의 공원 부지 매입은 지방채 발행에 따른 재정 건전성 악화라는 문제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대안으로서의 의미가 점차 퇴색하는 상황이다.

대전시는 2020년 7월 1일부로 장기미집행공원이 해제되는 도시공원일몰제에 대비하기 위해 현재 일부 공원에 대해 민간특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월평공원(갈마지구) 역시 민간특례사업으로 방향이 결정됐지만, 그동안 지속적인 반대에 부딪혀오며 제 속도를 내지 못한 상황이다.

반대의 목소리는 시가 충분한 매입비용을 가지고 있음에도 월평공원 매입을 외면하고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반대 측은 월평공원 부지매입에 필요한 640억원에 대해 시가 적립해 온 녹지기금 1650억원을 활용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녹지기금이 월평공원에 집중될 경우 나머지 미집행공원의 확보가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잔여 공원 매입을 위해 추가 예산이 확보돼야 하지만 당장 시가 마련할 수 있는 재정은 한정적이란 점이다.

시는 미집행 도시공원 26개소 가운데 도시공원 1조 2000억원과 녹지 8000억원 상당의 매입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반대 측은 보존 가치가 높은 월평공원에 우선적으로 예산을 투입한 뒤 나머지 공원부지는 지방채 발행을 통해 순차적으로 매입하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채 발행은 지방재정 건전성 악화를 불러온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수반한다. 현재 시의 예산규모 4조 3167억원 가운데 지방채가 차지하는 비율은 11.9%로, 시민 1인당 지방채 부담액은 41만 8000원에 달한다. 반대 측의 주장처럼 장기미집행공원을 전부 매입하려면 4000억원 이상의 추가 지방채 발행이 불가피하고 1인당 지방채 부담액도 치솟게 된다. 재정 전문가들은 공원매입에 지방채를 발행할 경우 시 재정건전성이 떨어져 향후 시의 기타 사업 진행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매입으로 방향이 결정되더라도 사유지 보상 시점에서 논란은 또다시 발생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재 매입방식의 추산 비용은 2014년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한 것이라 실제 보상 시점에서는 이보다 높은 보상가가 적용돼야하기 때문이다.

김덕삼 가천대 교수는 “대전시가 공원을 모두 매입하면 된다. 돈(예산)이 있으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공원을 매입할 수 있는 재정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무리 ‘공원을 지키자, 조성하자’라고 하는 것은 그저 말에 불과한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이양재 원광대 명예교수는 “지방채 발행으로 매입을 해야 한다는 관점은 낮은 재정자립도 안에서 후손에게 빚을 지어준다는 측면에서 조심스러워야 한다”며 “민간특례사업은 단순히 공공주택 개발 차원이 아닌 지역 내 수많은 공원에 대해 효과적으로 정비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월평공원 공론화위원회는 지난 8일과 15일 2차례에 걸친 숙의토론회를모두 마쳤으며, 21일 경 최종권고안을 시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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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상공회의소, 대전충남경영자총협회 등 지역 경제단체로 구성된 ‘대전세종충남 경제단체협의회’ 회원들이 23일 시청 북문 앞에서 '도시공원 활성화 촉구'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도시공원 조성사업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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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를 중심으로 대전지역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을 침체한 지역경제 활성화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대전시와 지역 경제계 등에 따르면 2020년 7월 전국에서 20년 이상 장기미집행시설에 대한 매수청구권과 일몰제가 도입된다. 

일몰제가 도입되면 대전의 경우 장기미집행 공원 21곳이 도시공원법에 적용된다. 공원을 대전시가 매입해 공원으로 존치하지 않거나 개발을 하지 않으면 공원 기능을 상실한다. 그러나 시 재정으로 공원을 매입하기에는 2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고, 이를 방치할 경우 무분별한 난개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시는 이들 공원을 민간특례사업으로 추진해 전체 부지의 70%를 공원시설로 조성해 기부체납하고, 30% 정도를 민간에서 개발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

지역 경제계는 이런 시의 개발방향에 공감하고 조속한 사업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대전지역 12개 주요 경제단체장과 임직원 300여명은 이날 오후 시청에서 '도시공원 활성화 촉구'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경제단체들은 일몰제에 따라 공원이 해제되면 오히려 난개발 우려가 커 민간재원을 투입해 도시공원을 만드는 것이 합리적인 대안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또 도시공원 조성사업이 대전에 쾌적한 자연환경을 만들고, 침체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마중물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결의대회에서 박희원 상공회의소 회장은 “도시공원 조성사업은 일자리 창출과 고용문제 해결에 직접적인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며 “일몰제 시행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조속히 체계적인 절차와 철저한 준비를 통해 명품도시공원을 조성해 시민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경제계와 달리 시민단체들은 환경 훼손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다. 도솔산 대규모 아파트 건설 저지 주민대책위와 시민단체들은 민간특례사업이 우수한 생태적 가치를 파괴하는 행위라는 점을 주장하고 있다. 

주민대책위 관계자는 “대전생태계의 허파로 불리는 월평공원을 파괴한다면 앞으로 살아갈 다음 세대 아이들에게 큰 짐을 남겨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도시공원위원회는 오는 26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민간특례사업에 대한 3차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두 차례 열린 심의에서 모두 부결된 바 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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