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이글스의 수호신 정우람 선수가 이번엔 소아암 환아의 꿈을 지켜주려 나섰다.
정우람 선수는 30일 충남대학교병원을 찾아 소아동에 입원 중인 김동원(가명·8세) 군과 가족에 치료비 1760만원을 전달했다. 

이날 동원이에 전달된 치료비는 정 선수가 한해 동안 그라운드에서 쌓은 노력의 결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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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이글스의 수호신 정우람 선수가 소아암 환아의 꿈을 지켜주기 위해 나섰다. 정우람 선수가 30일 충남대학교병원을 찾아 소아동에 입원 중인 김동원(오른쪽, 가명·8세) 군에게 행운의 네잎클로버를 받고 있다. 이날 전달된 치료비는 정 선수가 올시즌 56경기에 등판해 6승 26세이브 기록을 합친 88이라는 숫자에 20만원씩 곱한 1760만원이다.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그는 올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통해 자신의 출장경기 및 승리·홀드·세이브 등의 기록을 후원금으로 환산, 난치병 환우를 돕기로 약속했었다. 

올 시즌 정 선수는 한화 마무리로 56경기에 등판해 6승 26세이브를 거두며 좋은 활약을 했다. 치료비 1760만원은 이들 기록을 합친 88이라는 숫자에 20만원씩 곱해 만들어진 금액이다.

정 선수는 “아무래도 기록이 좋을수록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으니 경기하며 의식을 많이 했었다”며 “나 또한 아들을 키우는 아빠로서 아이 사연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 지금 어려운 상황을 힘내서 이겨내도록 응원하겠다. 이번 후원이 내년에 더 좋은 기록을 내는데 동기부여도 많이 된다”고 말했다. 

정 선수가 후원한 동원이는 지난 9월 충청투데이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러브투게더 캠페인의 9번째 사례자로 소개됐었다. 3살때 빌름스종양이 발견돼 치료한 이후 지난해 골육종이라는 또 다른 암이 발견돼 다음주 6차 항암치료를 받는다. 암이 골반까지 전이된 탓에 동원이 혼자서는 움직일 수 없어 부모는 아이의 곁을 오랜시간 비우지 못한다. 

동원이에 들어가는 치료비와 각종 비용은 아버지가 시간제 아르바이트로 버는 돈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워 주변의 도움이 절실했었다. 

동원 군의 어머니 선혜 씨는 “또 한해를 병원에서 보내게 돼 사실 아이도 나도 많이 힘들고 지쳤었다”며 “오늘 정우람 선수 덕분에 모처럼 가족이 함께 웃을 수 있었다. 정말 감사드린다.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 지금 받은 도움을 훗날 다른 사람에게도 전해주도록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전했다.

이날 선수와 아이는 서로가 준비한 깜짝선물도 나눠가졌다. 

정 선수는 평소 동원이가 레고를 좋아한다는 소식을 듣고 구단버스와 야구장 모양으로 만들어진 레고를 직접 선물했으며, 동원이는 병원 풀밭에서 직접 찾은 네잎클로버와 비즈로 엮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선수에 건넸다. 

네잎클로버 찾기와 비즈공예가 동원이의 유일한 취미라는 것을 전해들은 정 선수는 지갑에 항상 넣고 다니겠다고 아이에게 약속했다. 후원식을 진행한 박미애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전지역본부장은 “정우람 선수의 기부가 동원이와 가족들에게 연말에 큰 선물이 된 것 같다”며 “따뜻한 선행을 직접 결정해 준 정우람 선수에게 감사하고 동원이가 점점 나아질 수 있도록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도 힘껏 돕겠다”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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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공동캠페인 '러브 투게더']
〈4〉① 희귀암 앓는 사랑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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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뇌종양을 앓고 있는 사랑이가 아버지와 함께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믿음(14·이하 가명), 소망(11), 사랑(9) 삼 남매 중 막내인 사랑이는 자신의 삶 절반 이상을 투병생활로 보냈다. 2012년 3살 무렵 사랑이가 고개를 한쪽으로 갸우뚱거리는 모습에 이상함을 느낀 아버지는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게 했지만, 증세가 호전되지 않아 큰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다. 각종 검사 끝에 의사는 서울로 급히 올라가 보라는 이야기를 전했고, 서울의 대학병원에서 정밀검사를 통해 사랑이가 뇌종양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랑이의 진단명은 ATRT.

소아 뇌종양 중 가장 악성으로 꼽히는 ‘비정형 유기형·간상 종양’이 사랑이의 머릿속에서 자라고 있다는 의사의 말에 아버지는 앞이 까마득했다. 당시 대학병원 의사는 “희망을 품지 말고 마음을 단단히 먹으셔야 한다”며 “만약 아이가 언제까지 살아있으면 자기에게 다시 찾아와 달라”고 말했다. 

사랑이의 종양은 전국에 내로라하는 명의들도 포기할 정도로 좋은 예후를 찾기 어려운 악성 질환이다. 아버지는 이대로 포기할 수 없어 국립암센터에 문을 두드렸고, 사랑이의 투병생활은 시작됐다. 암세포가 급속도로 자라나는 탓에 바로 수술대에 올라야 했고, 4차례에 걸친 대수술 끝에 우뇌의 3분의 1 이상을 들어내야 했다.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했던 사랑이의 몸에는 수많은 부작용이 찾아왔다. 

뇌의 상당 부분을 제거해 오른쪽 눈과 귀를 쓸 수 없게 됐고, 얼굴마저 마비가 찾아와 오른쪽 얼굴은 표정을 지을 수 없게 됐다. 오른쪽 다리 또한 제대로 가눌 수 없어 계단과 가파른 길은 뒤뚱뒤뚱 걷다 넘어지기 일쑤였다. 설상가상으로 첫째인 믿음 양마저 방광암이 발병해 병원 치료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고, 이를 감당할 수 없는 어머니는 손을 놓아 가정은 해체됐다.

아버지는 아픈 아이들을 포기할 수 없었다. 병간호와 함께 어린 자녀들을 보살펴야 하는 아버지는 일을 더 이상 할 수 없었고, 기초생활보장수급 지원비를 받아가며 생계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마저도 사랑이의 투병이 5년이 훌쩍 넘어가는 바람에 치료비 지원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 사랑이의 아버지는 “건강보험공단에 지원이 끊겨 어렵다고 읍소하니 암세포가 없어진 후 5년이 아니라 발병 시점에서 5년간만 지원한다고 답변을 받았다”며 “기초수급자 의료혜택으로는 비급여항목이 많은 사랑이의 병을 치료하는 데 한계가 있어 절벽에 선 느낌이다”고 호소했다. <14일자 1면에 2편 계속>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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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에서 ATRT, 비정형 유기형·간상 종양 등 연관 검색어로 검색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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