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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27 사라지는 몽골호수 … 둥지잃은 '발레리나'
기러기목 오리과 고니류에 속하는 새의 총칭이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순 우리말인 '고니'보다는 일본식 한자어인 '백조'가 일반화됐다. 세계적으로 고니류는 모두 9종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고니(천연기념물 제201-1호)와 큰고니(제201-2호), 혹고니(제201-3호) 등 3종이 겨울철에 날아와 월동한다. 가을이 되면 추위를 피해 우리 나라로 날아와 겨울을 난 뒤 북쪽 캄차카반도에서 동북부 시베리아에 걸친 툰트라 지대의 먹이가 풍부한 환경으로 돌아가 번식한다. 고니는 몸길이 120㎝ 정도로 큰고니보다 다소 작다. 암수 모두 몸은 흰색이고 부리와 다리는 검은색이며 부리의 머리부분은 노란색이다. 어린새는 몸이 밝은 회갈색을 띠고 부리는 분홍색으로 큰고니 무리 속에 섞여서 겨울을 난다. 큰고니는 몸길이 140㎝ 정도로 몸은 흰색이고 어린새는 검은빛을 띤 회색이다. 부리 끝이 약간 구부러져 있어 고니와 구별이 가능하다.

호수와 늪, 하천, 해안 등에서 큰 무리를 이뤄 생활하며 암수와 새끼들의 가족군으로 구성된다. 물에서 나는 식물의 줄기나 뿌리, 육지 식물의 열매, 물 속에 사는 작은 곤충 등을 먹는다. 혹고니는 몸길이 152㎝ 정도로 몸은 거의 흰색이고 어린새는 회갈색에 부리는 검은색이다. 선명한 오렌지색 부리에 검은색인 혹과 부리의 머리부분 때문에 다른 고니들과 쉽게 구별된다. 목을 굽히고 부리가 아래로 향한 모습으로 헤엄친다. 저수지나 호수 등에서 생활하며 주로 물에서 나는 식물을 먹지만 작은 동물도 먹는다. 고니류 가운데 수가 가장 적고 동북아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우리 나라에서 겨울을 난다. 백조(고니, 큰고니, 혹고니)는 국제적 보호가 필요한 희귀한 겨울새로 우리 나라에선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고니를 보면 역시 아는 만큼 보이고 또 보이는 만큼 느낀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몇 해 전 2년 동안 서산 천수만 간월호에서 겨울철이면 100여 마리 이상씩 몰려와 우아한 자태를 뽐내던 고니를 하루가 멀다하고 봐왔어도 정작 고니가 어떤 놈인지에 대해선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 어떤게 고니고 또 어떤게 큰고니인지, 또 어떤건 혹고니인지 그저 겨울철 철새도래지의 명성을 한층 높여주는 수 많은 철새 가운데 하나, 그냥 고니일 뿐이었다.

우아한 자태만으로도 볼품없는 호수를 말 그대로 '백조의 호수'로 만들어 탐조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고니가 그저 대견할 뿐이었다. 물론 호숫가 한 쪽 편에서 고니를 가까이서 보이기 위해 슬며시 다가가면 이내 귀찮다는 듯 다른 편으로 도망가기 일쑤여서 우호적인 관심을 보여주기가 쉽지만은 않았던 탓도 있다.

어쨌든 멀리뛰기에 앞서 도움닫기를 하듯 탄력을 받기 위해 수면 위에서 10m 정도 앞으로 물을 박차고 힘차게 비상하고 또 수상비행기가 착륙하듯 날개를 최대한 펼친 상태에서 수면 위로 미끄러지듯 내려 앉는 고니의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동틀 무렵 이놈들도 깨어나 뿌옇게 피어오른 물안개 사이로 유유히 흘러가면 '세상만사가 평화롭다'는 느낌이 절로든다.

이따금 깊고 포근한 날개 속에 머리를 처박고 미동조차 하지 않을 때가 있는 데 이 때가 바로 이놈들의 휴식시간이다. 조금이라도 추위를 피하기 위한 본능이다.

고니는 거의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월동루트의 중간 휴식처인 서산 천수만 간월호를 찾는 데 간월호에서도 상부지역에서 주로 휴식을 취한다. 서산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배출되는 온기를 간직한 물이 간월호로 흘러들어가기 때문이다. 러시아 툰드라와 몽골의 추위를 2000㎞ 이상 날아온 녀석들이 얼어붙고 지친 몸을 추스리기엔 안성맞춤인 셈이다. 그런데 이런 놈들이 좋아 해마다 이곳을 찾는 탐조객들 사이에선 걱정이 점점 늘어간다. 보이는 놈이 계속 적어지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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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우희철기자

▲인간에게 빼앗긴 '백조의 호수'


몽골은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 고니의 최대 고향 가운데 하나다. 개리처럼 호수가 형성된 곳이라면 번식기에 몽골 동북부지역 어디서나 볼 수 있었다.

그만큼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호수가 몽골엔 많다는 얘기다.

고니는 물가의 갈대밭이나 툰드라의 저목 아래에 풀이나 이끼 등으로 둥지를 만들고 알을 낳는다. 호수와 둥지를 가리기 위한 갈대밭이 이들의 번식을 위한 필수조건이란 얘기다.

그러나 몽골 동북부지역 주요 번식지들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이번 취재를 통해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고니가 고니 무리에 끼어 가끔 눈에 띌 정도로 귀해진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일단 해마다 심해지는 몽골의 가뭄에 따라 호수 자체가 사라지는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자연적 현상이라곤 하지만 인간이 만들어낸 재앙이다.

취재를 위해 방문했던 바가노르(울란바타르 동쪽 150㎞) 인근 아이크 호수와 궁갈루트 호수는 개리와 함께 고니의 주요 번식지 가운데 하나였지만 몇 해 전부터 비의 양이 적어지면서 규모가 예전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인근 후크노르 호수는 아예 바닥을 드러낸 채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물론 직접적인 서식지 파괴의 원인은 몽골 유목민에게 있다. 물이 귀해지면서 가축을 키워야 하는 절박감이 희귀조류의 서식지가 갖는 가치를 능가하게 됐다.

당연히 여름철이면 갈대밭으로 우거졌어야 할 호수에 갈대는 온데간데 없고 호숫가는 가축의 독차지가 돼 버렸다. 더욱이 아이크 호수와 궁갈루트 호수 바로 옆에서 광산개발이 시작되면서 이 호수들은 고니 번식지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 번식지를 잃은 고니는 자연스럽게 인간의 손길을 비교적 덜 타는 지역으로 쫓기고 쫓겨날 수 밖에 없는 운명에 처했다.

▲고니 대신 반겨준 황오리

무거운 마음을 안고 다시 울란바타르로 돌아오는 길에 옛 러시아 군사기지가 있는 고르도크 지역을 지나치면서 작은 담수호를 만났다.

담수호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널부러진 재두루미 한 마리와 까마귀떼를 볼 수 있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을 가졌지만 역시나였는 데 대신 황오리가 취재진을 반겼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황오리는 번식 본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고르도크의 이 담수호는 이 지역 조류전문가들 사이에선 '황오리의 유치원'으로 불린다. 황오리 무리가 여기서 번식하는 데 어미새 두 마리가 이 호수에 있는 모든 새끼를 일정시간 관리하고 바통터치를 한다고 한다.

어미새 두 마리가 호수에서 노는 50여 마리의 새끼를 보호하고 다시 또 다른 어미새 두 마리가 이놈들을 관리하는 식이다. 이 어린 황오리는 이곳에서 다 자라 올 겨울 천수만이나 금강하구로 날아와 겨울을 날 것이다.

몽골=이기준 기자 poison93@cctoday.co.kr
사진=우희철 기자 photo291@cctoday.co.kr

본 시리즈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인터뷰]강정훈 문화재청 천연기념물센터 연구원

"국경없는 생물종 보전 위한 국제협력·공동연구등 진행"


   
▲ 강정훈 문화재청 천연기념물센터 연구원
- 천연기념물센터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면.


"문화재청 천연기념물센터는 지난해 4월 대전시 만년동에서 개관했다. 천연기념물에 대한 체계적 조사와 연구, 전시·교육을 통해 국민에게 천연기념물에 대한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국가연구기관이다. 1962년 12월 천연기념물 제1호가 지정된 이후 2006년 12월까지 모두 367건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는 데 희귀한 철새를 비롯한 이 천연기념물을 자연유산으로서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물론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천연기념물을 마음껏 접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체험공간과 함께 다양한 전시물도 준비했다. 유네스코와 세계 여러 나라의 자연유산 전문기관, 자연사박물관과의 학술교류를 통해 명실상부한 한국의 천연기념물 전문연구기관으로서 자리매김하겠다."

- 문화재청에선 천연기념물 철새, 특히 한국과 몽골을 오가는 철새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

"천연기념물 종 및 서식지에 대한 지속적인 현황 파악과 변화상에 대한 자료분석을 통해 보호·관리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정책 기초연구와 학술연구 등을 수행 중이며 천연기념물 지역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데이터베이스화와 천연기념물에 대한 인식 증진을 위해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문화재청-몽골 간 위성추적 장치를 이용한 천연기념물 조류의 이동경로 공동연구 결과 큰고니(제201-2호)와 재두루미(제203호), 저어새(제205-1호), 독수리(제243-1호), 개리(제325-1호) 등에 대한 새로운 이동경로를 확인하는 공동연구가 수행된 바 있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를 수행해 나갈 계획이다."

- 천연기념물 철새 연구를 위한 한국과 몽골의 협력 방안 있나.

"문화재청은 천연기념물 제도를 통해 자연유산 보전정책과 세계자연유산의 가치가 있는 종과 서식지를 보존해 왔다. 그러나 자연유산은 자국의 정책만으로 실효성을 확보할 수 없고 철새와 같이 국경이 없는 생물 종 보전을 위한 국제협력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져 가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문화재청은 2000년대부터 동아시아 국가와 함께 자연유산 분야의 국제교류협정(MOU) 체결을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몽골은 다양한 자연환경으로 우리 나라에 도래하는 천연기념물 철새뿐만 아니라 전 세계 멸종위기종의 상당수가 번식하고 있는 중요한 지역이다. 이미 2004년 한국-몽골 간 자연유산 보전을 위한 협력협약을 체결, 몽골 내 독수리번식지 정밀실태 조사와 보호활동 등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등 지속적으로 협력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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