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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대전서부소방서 갈마119안전센터 소방차가 상가와 원룸촌이 밀집된 갈마동 주택지역을 진입했으나 주차된 차량들로 주행이 되질않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소방차가 5분을 넘겨 현장에 도착하면 그전보다 사망자가 2배 이상 늘어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소방당국에서 말하는 황금시간(Golden Time)을 의미한다. 황금시간을 지키는 것은 단순히 소방당국 의지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대전의 소방차 진입불가·곤란 구간(화재취약지역)은 총 86곳이며 이중 63%인 55곳은 주거지역이다. 황금시간 확보를 막는 장애물과 대안은 무엇인지 3회에 걸쳐 살펴본다.

지난 26일 오후 5시경, 대전 서구 갈마동 일대. 이 일대는 상가와 원룸촌이 밀집한 지역으로서 소방차가 진입하기 어려운 대표적 화재 취약지역 중 한 곳이다. 이날 대전서부소방서와 갈마119안전센터 협조로 소방차를 타고 일대를 돌아보니 실제로 곳곳에서 소방차가 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 연출됐다. 

소방차가 골목길로 들어가는 과정부터 쉽지 않았다. 도로폭이 좁은 데다 길 구석이나 모퉁이에도 차량들이 주차돼 있어 번번히 소방차의 진입을 가로막았다. 소방차는 주차된 차량과 주택 사이에 끼여 수분간을 오도 가도 못하고 낑낑댔다. 결국에는 이곳으로의 진입을 포기 하고 차가 후진할 수밖에 없었다. 인근 주민 박모(56) 씨는 “워낙 주차할 데가 많지 않다보니 골목길 코너에도 차를 대는 경우들이 자주 있다”고 말했다. 

한 블록 더 들어가 간신히 골목길 안까지 진입했지만 소방차의 진입을 가로막는 요인은 또 있었다. 바로 제천화재때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도로 양옆에 주차된 차량들. 한쪽에 일렬로만 주차된 곳들은 소방차가 비교적 순조롭게 빠져나갔다. 그러나 얼마 못가 양옆에 주차된 차량을 마주하자 또 다시 거북이걸음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이곳은 평소 주정차된 차량때문에 일반 승용차들도 막히지 않고 한 번에 빠져나가기 힘든 구간들이다. 양옆에 주차된 차량과 소방차의 간격은 불과 10㎝안팎. 사이드미러가 닿을듯 말듯 묘기 수준의 주행을 이어갔고 간신히 빠져나오기는 했지만 또 2분여의 시간을 써버린 후였다. 


불법 주정차에 막혀 소방차가 더 진입하지 못하는 최악의 경우에는 어떻게 할까. 소방차를 세워놓고 구조대원과 진압대원이 차에서 내려 화재 장소까지 소화기와 호스를 들고 뛰어야한다. 여러 장비를 메면 그 무게만 최소 20㎏, 이 경우 골든타임 확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소방관들의 하소연이다. 실제 불법주정차 등으로 인해 불길이 더 거세지는 연소확대 화재가 대전·충남에서만 지난 5년간 70여건이 넘었다. 

대전서부소방서 김기수 소방장은 “1~2분 사이에도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 생사를 위협할 수 있다”며 “주차여건이 어려운 것은 알지만 이웃이나 시민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마음으로 조금만 더 배려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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