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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전경.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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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연합뉴스

▶대통령의 비운(悲運)은 대한민국의 비참한 역사를 관통한다. 헌정사(憲政史·70년가량) 11명의 대통령 중 8명이 비운으로 끝났다. 박정희(5~9대 대통령)는 자신의 심복 김재규에게 시해됐다. 김재규는 재판장에서 '민주화를 위해 야수의 심정으로 독재자의 심장을 쏘았다'고 말했다. 박정희의 후광으로 대통령이 된 박근혜(18대 대통령)는 국가를 사익공동체로 여기다가 영어의 몸이 됐다. 이승만(1~3대)은 부정선거로 쫓겨났고, 윤보선은 군사쿠데타로 도중하차했다. 최규하는 헌정사상 최단명(10대·8개월)이었다. ‘육사 친구’ 전두환(11·12대)과 노태우(13대)는 광주민주항쟁 무력진압과 부정축재를 저질러 옥살이를 했다. 군사정권을 종식하고 민주화 시대를 연 김영삼(14대)과 김대중(15대)은 아들들이 ‘소통령’ 행세를 하다가 구속됐다. 이는 대통령들의 비운이 아니라 국민들의 비운이다. 비운을 만든 건 국민이 아니라, 권좌를 스스로 능욕한 권좌들이다.

▶봉하마을 부엉이바위에서 낙화(落華)한 노무현(16대 대통령)이 세상에 던진 질문은 죽음과 진실에 대한 정의다. 스스로를 면죄함으로써 진실을 묻어버리고 싶었는지, 아니면 죽음으로써 결백을 알리고 싶었는지 알 길은 없으나 갈래는 둘밖에 없다. 억울했을 수도 있고, 두려웠을 수도 있다. 제1의 가치로 여겼던 도덕성이 무너지자 주어진 운명을 면탈함으로써 비운을 매듭짓고 싶었을 수도 있다. 그의 유언은 '결백'보다는 '결벽'에 가깝다. 하지만 모든 업보는 죽음으로써 용서되지 않는다.

▶역사는 죽은 자들의 기록이지만 그 불행은 산 자의 몫이다. '역사의 무덤'에 갇힌 이들은 용서를 빌지 않았다. 하나같이 사죄는 했지만 용서를 구한 적은 없었다. 이는 주권자인 국민을 능멸하는 일이다. 우린 너무 쉽게 용서하는 DNA를 지녔다. 너무 쉽게 용서하는 건 너무 쉽게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비운의 대통령들은 용서의 대상이 아니다. 수의를 입힌 것은 우리가 아니다. 우리가 용서할 게 아니라, 그들이 용서를 구해야한다. 이제 비운과 불운과 실망과 저주의 굿판을 걷어내야 한다. 무엇이 ‘잘못’이었는지 따지지 말고, 애당초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왜 '잘못'이 반복되는지를 성찰해야 한다.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다고 저급한 정치DNA는 바뀌지 않는다.

▶'대통령병(病)'에 걸린 대선후보들만 보이는 까닭은 국민의 마음을 얻은 지도자가 없다는 뜻이다. 대통령에 오르는 것이 목적이 되어선 또 실패한다. 대통령은 국가에 봉사하고 국민에 헌신하는 지도철학이 명확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민주시민인가. 우리 또한 '대중병(病)'에 걸렸다. 다수가 모여 같은 편을 만들고 열심히 분노만 하고 있다. 이번 선거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부패한 정치는 부패한 사람을 뽑았기 때문이다. F.P. 애덤스는 ‘선거는 누굴 뽑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구를 뽑지 않기 위해 투표한다’고 했다. 이제 대선후보들은 ‘왜 본인이 대통령이 돼야만 하는지’ 국민을 설득해야한다. 만약 설득하지 못하면 천심을 얻을 수 없다. 국가가 국민을 지키지 못하고, 국민이 국가를 지켜야했던 적폐를 끝내자. 지금 같은 정치DNA로는 대한민국의 명운을 바꿀 수가 없다. 대통령의 비운을 끝낼 수가 없다. 장미대선 후보들은 다시 한 번 명심하라. 이 땅의 갑(甲)은 국민이다.

나재필 논설위원 najepil@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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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위 1·2·4 블록 논의, 민간 vs 공공 의견차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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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충청투데이 DB
대전 갑천지구친수구역(도안호수공원) 조성사업 중 1·2블록 등 공동주택(아파트) 개발방식이 내달 초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분양이 예정돼 있는 3블록(대전도시공사 시행)을 제외한 나머지 블록에 대한 개발 방식이 결정되는 것으로, 민간건설사 참여가 이뤄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3일 대전시는 갑천지구친수구역 아파트 개발방식을 결정하는 첫 조정위원회를 열었다.

권선택 시장이 지난달 4월 중 1·2블록에 대한 아파트 개발 방식을 결정하겠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조정위원회가 열린 것이다.

조정위원회는 행정부시장을 중심으로 도시주택국장, 교통건설국장, 시의회 산건위원장, 대전도시공사 사업이사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위원회를 통해 갑천지구친수구역 전반에 대한 보고를 받고 1·2·4블록 아파트 개발 방식에 대해 논의했다. 먼저 1·2블록 개발 방식에 대해선 시와 대전도시공사의 의견이 달라 결정을 짓지 못했다. 

시는 지역 건설업체들의 주장대로 시민 선택 다양성 등을 들어 민간 기업에게도 참여 기회를 줘야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지역 건설업체들을 아파트 개발에 참여시키려면 설계공모제안 등의 방식이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대전도시공사는 1·2블록도 3블록과 마찬가지로 공공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박남일 대전도시공사 사장은 개발을 통한 수익금 전액을 시에 환원해 도로 등 기반시설 건설비용에 보태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나머지 4블록은 임대아파트로 조성되기 때문에 사실상 관심 밖 사항으로 여겨지고 있다. 다만 대전도시공사가 아닌 민간 건설업체가 시행할 수 있는 방안도 논의 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조정위원회의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논란의 여지는 여전히 많다.

시가 과연 공공성과 시민 선택의 다양성 등을 두고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처음 조정위원회가 열리다 보니 개발방식에 대한 의견만 전달하는 식으로 이뤄졌다”며 “내달 초 조정위원회를 통해 결정을 하기로 한 만큼 조만간 개발 방식이 정해지고 이에 대한 설명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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