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경제위기속에 주가가 930~1070포인트까지 떨어지며 오르락 내리락 거리자 개미투자자뿐만 아닌 전문 금융기관의 직원들조차 망연자실한 한숨을 내쉬고 있다.

주식, 펀드 투자 등에서 속칭 반토막 손실을 보면서 경제적 고통에 운용 책임까지 더해 일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지역 내 객장을 두고 있는 증권사, 금융기관 등의 직원들은 18일 동료들의 말 못할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 사무실에서 서로 말을 건네기도 두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 청주지역에 입점한 국내 최대 규모의 모 증권회사에 근무하는 박 모(33) 씨는 지난해부터 2년간 주식에 투자해 왔다. 박 씨는 자기계발을 위한 평생 꿈으로 중국 MBA과정을 목표하고 급여를 조금씩 정기적으로 투자해 온 것.

그러나 박 씨는 최근 주가 폭락으로 인해 원금의 절반 이상을 날렸다. 쓰나미같은 국제 경제위기가 그에게도 덮친 셈이다. 박 씨는 "지금까지 조금씩 쌓아왔던 유학 생활비마저 날려버렸다"며 "원금만이라도 회수하기 위해서는 펀드 환매는 생각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내년 초 유학계획을 포기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모 은행에서 근무하는 A(33) 씨는 내집 마련을 위해 은행에서 판매하는 C펀드에 투자했다. 그러나, 금리 부담에 펀드 손실, 환 손실까지 3중 피해를 보면서 꿈을 담았던 통장은 1년 만에 원금의 3분의 1도 남지 않았다.

A 씨는 “자녀들의 학비 마련, 주택 마련을 위해 급여에 마이너스 통장까지 만들어 투자했던 직원들이 모두 꿈을 잃었다”며 한탄했다.

“원금이 보장되는 펀드상품이다 뭐다 해서 가입을 권했던 투자자들의 민원을 받는 것도 힘든 상태에서 직원들마저 이러한 상황에 처해 있으니 사무실 분위기는 암울 그 자체”라고 이 은행 직원은 전했다.

지역의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 직원들이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은 저축계좌를 통한 급여의 50%까지 할 수 있다”며 “중이 제머리 못 깎는다고 급여의 일부분을 지속적으로 투자했던 직원들도 큰 손실을 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 심리불안으로 주식 투자보다는 적립식 분할매수에 따른 방어적 투자전략를 세우고 있다”고 대책을 귀뜸하기도 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직원들뿐 아니라 투자를 했던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들은 손실을 보긴 마찬가지"라며 "자신의 일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것을 떠나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영덕 기자 ydchoi@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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