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효 대전시장과 이완구 충남지사, 정우택 충북지사 등은 10일 정부와 여당의 수도권 규제완화 입장에 대해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충청권 3개 시·도자들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한나라당과 전국 시·도지사 정책협의회에서 수도권 규제완화와 관련 각 지역의 입장을 전하며,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에 대해 강력 성토했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 등 수도권 지역의 단체장은 ‘수도권 규제완화는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옹호해 여전히 비수도권과 극명한 시각차를 재확인했다.

박 대전시장은 이날 "대한민국이 수도민국인가. 모든 정책적 판단 기준이 수도권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포문을 연 뒤 “돈과 권력, 인재가 모두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데도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은 가지고 있는 강력한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해 그런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특히 “예전에는 장남만 잘 키우면 가족들이 다 잘 살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제는 장남만 살피면 풍비박산 나는 세상”이라며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방침으로 '이제 지방은 다 죽었다'라는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지방이 들끓고 있다"고 지역 여론을 전했다.

이완구 충남지사는 "정부가 국가 전체를 경쟁력이라는 측면에서 연구를 했는가 의문이 든다. 규제완화에 따른 지방에 대한 고뇌한 흔적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지사는 이어 "(수도권 규제완화를) 객관적이고, 과학적 근거가 있으면 받아들이겠다"며 "그러나 정부가 마치 군사적 행동을 방불케 할 정도로 수도권 규제완화를 밀어붙였다. 정부는 더 이상 일방적이고 추상적인 정책을 되풀이 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정우택 충북지사 역시 강한 톤으로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입장을 비판했다. 정 지사는 "잘못하다간 수도권 규제완화가 이명박 정부의 최대 실책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며 "지방을 완전히 다 죽여놓고 SOC 투자를 늘리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특히 "정부나 여당이 수도권 규제완화를 밀어붙일 경우 비수도권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대내외 경제사정이 좋지 않다. 고민 끝에 수도권에 대한 기본적 규제틀을 유지한 채 그동안 문제가 됐던 최소한의 규제를 합리화했다"고 설명한 뒤 내륙경제벨트 구상과 행정도시의 자족기능 보완 및 혁신·기업도시, 새만금,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차질 없는 추진, SOC 예산의 90% 이상 지방투자 등 정부 대책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이날 정책협의회에는 16개 시·도지사와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홍준표 원내대표,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방종훈 기자 bangj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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