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멀티포트(multi-port) 정책에 따라 국제무역항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 당진항은 천혜의 입지를 가졌지만 접근성이 미흡하고 항만민원해소와 편의시설이 부족해 ‘마린센터’ 건립과 연륙교의 구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은 선박의 대형화 추세에 발맞춰 완공된 20만t급 현대제철 부두(국내 최대 규모)의 모습. 당진=김상용 기자  
 
우리 나라의 무역항 정책은 부산항 원 포트(one-port) 집중 육성 체제에서 광양항, 인천항을 포함한 쓰리 포트(three-port) 체제로 확산됐다.

인천항은 급속한 중국의 경제성장에 따라 역할이 강화됐고, 1990년대 초 인천항의 해상물류량이 넘쳐나자 평택·당진항이 또 하나의 무역항으로 건설되고 있다. 정부의 멀티포트(multi-port) 정책에 따라 현재 평택당진항은 25선석을 갖춘 항으로 성장했고 현재 17선석 규모의 부두가 건설되고 있으며 이중 12선석이 당진항(서부두 4선석·고대부두 7선석·현대제철 1선석)에서 진행되고 있다. 온전한 국제무역항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무역항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선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 ▶ 관련기사 21면

◆평택항-당진항 연계성 부족

경기도는 전액 도비(246억 원)를 들여 평택항 내에 CIQ(세관·출입국관리·검역) 기능을 포함한 마린센터를 건립, 내달부터 본격 운용한다.

여기선 검역·통관, 물류중계, 행정지원 등 항만관련 민원이 원-스톱(one-stop) 서비스로 이뤄진다.

반면 당진지역 항만 이용자들은 입출항 신고나 각종 인허·가 등 관련 민원해소를 위해 천안세관과 평택 CIQ합동청사, 평택·대산지방해양항만청 등을 방문해야 한다.

당연히 신속한 행정서비스를 기대하기 힘든 형편이다.

해상 지리적으론 지근거리지만 평택항까지 육로를 통해 가기 위해선 20㎞ 정도 돌아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당진지역에도 이 같은 원-스톱 행정서비스와 선원 휴식, 관광객 유치 등을 담보할 수 있는 마린센터 건립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육로이동수단의 불편은 평택당진항을 이용하는 수출기업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현재 컨테이너부두(평택항에만 4선석 운용)를 이용하려면 서해안고속도로 송악IC로 진입한 뒤 서평택IC에서 나와 다시 국도 38호선을 타야하고 시멘트나 목재, 일반잡화를 취급하는 서부두까지 가려면 다시 호안도로(내항 예정지)를 타야 한다. 이 이동거리가 최대 30㎞ 정도 된다.

당진(신평)과 내항 예정지 호안도로를 연결하는 연륙교(4.2㎞)를 건립할 경우 20㎞ 정도 이동거리가 줄어든다. 연륙교 구상은 2020년 장기계획에 포함돼 있지만 지속적으로 물류량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사업시기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는 게 당진군의 판단이다.

◆꿈을 펴기엔 항계가 너무 좁다

평택당진항의 개발계획을 담은 제2차 전국항만기본계획은 2011년 끝난다. 제3차 항만기본계획(2012~2020)에 따라 다음 사업이 추진되는데 이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내항개발(서해대교 안쪽)이 시작된다.

정부는 1200만㎡ 정도를 매립, 여기에 14선석 규모의 부두를 건설할 계획이지만 선박이 서해대교를 통행해야 하는 데 따른 안전문제가 제기된 상태다.

내항엔 컨테이너부두가 집중 배치될 예정인데 서해대교를 지나야 내항에 도달할 수 있는 만큼 선박과 교각의 충돌 문제가 상존하게 된다.

일단 항만전문가들은 내항 매립예정지를 항만 기능이 아닌 항만배후물류단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대신 필요한 항만을 외해 쪽으로 빼는 것이 하나의 해법으로 논의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렇게 내항개발계획을 포기하면 현재 항계선 내에선 항만개발 여력이 없는 만큼 기존 항계선을 경기도 화성시 제부도와 당진군 석문면 장고항리를 연결하는 선까지 더 넓혀 선박입출항이 훨씬 편리한 외해 쪽에 항만을 건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오는 22일 20만t급 화물선이 현대제철 부두(국내 최대 규모)에 처녀입항하는 등 선박의 대형화 추세를 감안, 당진지역 외해로 항만을 건설해 나가는 한편, 현재 400m 정도인 항로도 1100m 정도로 넓혀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당진=이기준 기자 poison93@cctoday.co.kr

손진동 기자 dong579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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