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회사에 다니는 임 모(34) 씨는 지난 3년간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기 시작했다. 임 씨는 "지난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답답한 마음에 다시 물게 됐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오는 3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제22회 세계 금연의 날’이다.

국내에선 지난 90년대 말부터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금연 캠페인과 웰빙 열풍에 힘입어 성인 남성의 흡연율을 크게 낮추는 등 '성공=금연'이라는 공식을 만들었다.

그러나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전 봉하마을에서 칩거하는 동안 담배를 즐겼다는 소식과 함께 장기간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금연자들의 재흡연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여성과 청소년들의 흡연율도 꾸준하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판매량 급감으로 고민하고 있던 KT&G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215억 개비를 기록했던 담배판매량은 올 1분기 216억 개비로 전년 동기 대비 1억 개비가 늘은데 이어 최근 판매량도 증가 추세에 있다.

KT&G 관계자는 “2분기 들어 담배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노 전대통령 서거 이후에는 당신이 생전에 봉하마을에서 즐겨 피시던 ‘C’담배가 많이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들의 흡연도 크게 늘고 있다. 직장인 박 모(42) 씨는 "회사 업무나 육아 등으로 받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피기 시작한 것이 벌써 7년째다. 끊고 싶지만 금연 후 살이 찌지는 않을까 두렵고, 당장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역의 한 흉부외과 전문의는 "흡연 여성의 관상동맥질환(심장병) 사망률은 비흡연 여성의 3.5배에 달하고, 흡연 남성의 관상동맥질환 사망률에 비해서도 1.5배가량 높다"며 "흡연은 폐암·만성폐쇄성 폐질환(COPD)에 의한 사망, 조기폐경 등 돈을 주고 살수 없는 건강을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대전소방본부 관계자는 "최근 3년간 대전지역의 담뱃불 화재 발생 건수가 2006년 107건에서 지난해 253건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담뱃불로 인한 화재로 4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2억 4000여만 원의 재산피해를 냈다"며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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