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학년 아들(17)을 둔 정 모(46) 씨는 집을 나간 아들이 돌아오지 않아 경찰에 위치추적을 요청했다. 혹시나 아이가 ‘어디 납치된 것 아닌가’라는 불안감이 들어 경찰의 도움을 간청했다.

하지만 불안감은 공포로 바뀌었다. 위치추적을 해줄 수 없다는 경찰의 답변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다행히 집을 나갔던 아들은 혼자 여행갔다 이틀 만에 돌아왔다.

실종아동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14세 미만의 아동이나 정신장애를 가진 경우에 위치추적 등의 수사가 가능하다고 제한을 두고 있다.

또 부모가 가출신고를 하더라도 판사의 허가를 받아야만 휴대폰 위치추적이나 통화내역을 조회할 수 있어 가출신고만으로 위치추적을 할 수 없다.

위치추적 한 번이면 집을 나간 아이를 쉽게 찾을 수 있으나 법적제한으로 불가능한 실정이다.

일선 경찰은 단순 가출신고가 들어오면 가출인이 갈만 한 곳이나 주변인부터 샅샅이 뒤지는 수밖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부모들은 당장 가출한 자녀를 찾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이렇다 할 방법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다.

정 씨는 “자녀가 가출하면 부모들의 마음은 당장 찾고 싶은 게 당연하다”며 “휴대폰 위치추적을 하려면 판사의 허가가 필요한 법적 제한이 있어 부모들의 맘을 이해하는 유연한 법 적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김 모(38) 씨는 중학생 아들(16)이 학교에도 가지 않고 집에도 돌아오지 않아 경찰에 가출신고를 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김 씨의 아들 가출이 범죄와의 연관성이 적은 것으로 보고 실종사건으로 분류해 수사를 벌이는 대신 주변인들을 중심으로 탐문키로 했다. 결국 집을 나간 김 씨의 아들은 지역 내 PC방에서 하루종일 게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단순 가출신고가 실종사건으로 이어지는 것이 적고 대부분 친구와 함께 여행을 가거나 아니면 PC방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경찰은 단순 가출까지 휴대폰 위치추적을 하는 것에 대해 조심스럽다. 경찰에 “아들을 찾아달라”며 신고한 부모들의 마음은 이해할 수 있지만 무분별한 휴대폰 위치 추적은 다른 목적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단순 가출과 실종사건을 구분하는 것이 참 모호하지만 가출 청소년의 경우 범죄와 연관성이 있으면 실종사건으로 분류해 수사하게 된다”며 “하지만 위치추적이 채무자를 찾는 등과 같은 방법으로 악용될 우려도 높은 만큼 신중해야 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대전지역에서 신고된 가출신고는 모두 1135건으로 올해는 현재까지 모두 294건이 신고됐다.

이성우 기자 scorpius7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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