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값이 국제유가의 하락세에도 오히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전지역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가운데 가장 비싼 곳이 ℓ당 1780원에 달하는 등 거꾸로 가는 기름 값에 대한 운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9일 주유소종합정보시스템(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8일 현재 대전지역에서 판매되는 평균 휘발유 값은 ℓ당 1549원으로, 한 달 전(ℓ당 1531원)보다 18원 상승했다.

같은 기간 경유 값도 ℓ당 1334원으로, 전월(1312원)보다 22원 올랐다.

문제는 이 같은 기름 값 상승이 국제유가의 흐름과는 반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

실제 국제유가는 지난해 말 이후 배럴 당 50달러 내외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최근에는 다소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안정된 흐름을 보이는 반면 올 초 ℓ당 1299원까지 내렸던 대전지역 평균 휘발유 값은 오히려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보이면서 지난 2월 19일 1500원을 돌파했고, 이어 최근까지 오름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국제유가가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음에도 휘발유 값만 ℓ당 무려 320원이나 폭등한 셈이다.

이에 대해 정유업계는 국제유가와는 별도로 국제 거래 휘발유 값이 올라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운전자들은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다.

회사원 박 모(39·대전시 중구) 씨는 “국내 정유사들이 원유를 수입하고 직접 정재해 내수를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남는 것은 수출까지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동떨어진 국제거래 기준을 적용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경제위기로 나라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있는 상황인데도 정유사들은 오히려 이를 악용해 돈만 챙기는 것 아니냐”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한편 정부는 정유업계의 영업비밀 노출에 따른 반발에도 불구하고 내달부터 석유제품에 대한 '정유사 공급가격 공개제도'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