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밤 9시 대전시 유성구 대정동에 소재한 홈플러스 서대전점 내 과자코너엔 소비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 중국 멜라민 공포가 과자류에 이어 커피크림 등 식품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한 위생팀 직원들이 한 대형식품매장과 주변 동네슈퍼에서 멜라민 성분이 함유된 제품의 유무를 점검하고 있다. 전우용 기자 yongdsc@cctoday.co.kr
평소 같으면 주부들이 많이 찾았을 이 코너는 한산했고, 가끔 한두 명씩 찾은 이들도 고른 물건을 선뜻 카트에 담지 못하고 제조국가와 성분표시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모습이었다. 매장 내 소비자들의 카트에서도 과자류를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중국발 분유에서 시작된 멜라민 파문이 과자, 초콜렛, 커피 등에 이어 인공감미료 '사이클라메이트'의 위해성 논란까지 거세지면서 먹거리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특히 보건당국이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수입되는 유제품 함유 식품과 중국산 콩 단백질에 대한 통관검사에 멜라민 검사를 추가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먹거리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되고 있다.

주부 최 모(46) 씨는 "대기업에서 만든 제품에서조차 멜라민이 검출된 것은 충격적"이라며 "멜라민이 들어간 제품이 뭔지도 모르겠고 (내가) 얼마나 많은 양의 멜라민을 섭취했는지도 알 수 없고 아이들에게 해가 될까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만난 또 다른 주부 지 모(31) 씨는 "중국에서 멜라민 성분이 함유된 분유를 먹은 아기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경악을 금치 못했고 국내에서 생산된 분유제품에도 멜라민이 들어갔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지금까지 아이에게 분유를 먹였던 것이 불안하고 후회가 된다"며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사태가 이렇게 되기까지 중국산 식품의 수입 유통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 당국의 안일한 식품관리 행태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처럼 '멜라민 공포'의 빠른 확산은 물론 동네 슈퍼의 매출감소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유성구 장대동에서 소규모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이 모(51) 씨는 "지난주 과자에서 멜라민이 검출된 후 국내산 과자류까지 팔리지 않고 있다"며 "불과 며칠 새 매상이 뚝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권순재 기자 ksj2pro@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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