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 시행 100일] '착한 사회 구현' 성장통 심하다


숱한 우려와 기대를 낳았던 이른바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시행 100일을 맞았다.


사회 전반에 만연한 부정청탁과 구태한 접대 문화를 개선하자는 취지에서 제정된 청탁금지법은 청렴사회로 향하는 첫 발을 내디뎠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시행 초기 법을 제정한 국민권익위원회의 현실에 맞지 않는 유권해석과 함께 침체한 경제 사정과 맞물리며 심각한 소비위축으로 이어져 곳곳에서 부작용도 속출했다.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대한민국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터져 나온 부정·부패를 근절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되며 이와 직결되는 골프와 식사 등 과도한 접대 문화를 크게 줄이는 계기가 됐다.


실제 학교 교사들에게 암암리에 주던 촌지 문화나 제약회사 리베이트 관행도 거의 사라졌다. 연말 송년회나 단체회식이 크게 줄어 소위 ‘흥청망청’이란 회식문화도 개선됐다는 반응이다. 최근 한국행정연구원이 한국리서치와 현대리서치에 의뢰해 356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85%가 청탁금지법 시행에 찬성했다. 부조리와 부패 해소 등 청탁금지법의 긍정적 효과가 부작용보다 더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권익위에 접수된 위반 신고는 지난 2일 기준 부정청탁 45건, 금품 등 수수 59건, 외부강의 7건 등 총 111건으로 집계됐다.


긍정적 효과도 분명하지만, 우려하던 소비위축도 현실화됐다.


대표적으로 과거 예식장과 장례식장의 상징이던 화환과 조화가 자취를 감췄고, 연초 인사철인 데도 축하 난을 보내는 문화도 사라졌다. 때문에 화훼업계는 매출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사라진 접대 문화도 소비위축의 중심이 됐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지난달 20~26일 전국 709개 외식업 운영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84.1%는 지난해 12월보다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지난달 첫 번째 법원 판결도 나와 주목을 받았다. 지난달 16일 춘천지법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5·여) 씨에 대해 ‘떡값의 2배’인 9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


A 씨는 청탁금지법 시행 첫 날인 지난해 9월 28일 지인을 통해 자신의 사건 담당 경찰관에게 4만 5000원 상당의 떡 상자를 보냈다. 경찰관은 퀵서비스로 떡 상자를 돌려보낸 후 이런 사실을 춘천경찰서장에 알렸다.


청탁금지법 시행 100일 맞은 현재 곳곳에서 정착 분위기가 감지되지만, 여전히 유권해석을 두고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는다.


일례로 스승의 날 교사에게 카네이션을 줄 수 있는지 여부다. 이를 두고 권익위는 당초 원천적으로 불가하다고 밝혔지만 과잉해석이라는 비판이 일자 최근 학생 대표가 카네이션을 주는 것은 허용된다고 말을 바꿨다.


국회의원들의 대표적인 예산 챙기기 행태인 ‘쪽지 예산’도 기획재정부는 청탁금지법 취지에 비춰볼 때 위법 행위라는 입장이다. 권익위는 처음에는 법 위반이 아니라고 했다가 “소관 부처 입장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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